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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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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북스의 지속 가능성 최근에 생겨난 대부분의 작은 독립서점들은 사장이 직접 일을 해서 인건비를 줄이지 않고는 운영할 수 없는 구조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아실현과 사회적 봉사도 함께하면 좋겠지만 적자가 계속되면 버틸 수 없다. (중략)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들이 덩치 큰 기업형 가게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작고 독특한 형태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미 책을 살 수 있는 서점들로 넘쳐나는 홍대 앞에서 땡스북스가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경쟁력 없는 서비스들을 줄이며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카페 기능을 없애고 더욱더 특별한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것을 고민 중이다. 이제는 오히려 서점의 본질인 책에 깊숙이 집중하는 것이 그 어떤 특색보다 더 개성 있다고 생각한다. =====..
미국의 독립서점이 부활한 이유는 미국 독립서점의 부활은 중앙과 온라인에 집중된 소비문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만든 ‘바이 로컬(Buy Local)’ 운동을 시작점으로 촉진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독립서점 대표들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에 사회적 가치를 결합하는 운동을 주도했다. 미국 독립서점 부활의 비결은 세 가지다. (1) 서점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Convening) 오프라인 단골고객 리스트를 활용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큰 비용 없이 저자와 출판사, 독자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독립서점들은 이제 얼마나 책을 많이 팔았느냐가 아니라, 독자들이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2) 서점을 사람이 책을 직접 추천하는 공간으로(Curation) 독립서점들은 ..
독립서점 슈뢰딩거의 생존비결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는 고양이에 대한 책만 판매하는 ‘주제 전문 서점’이다. 고양이책만으로 서점이 되느냐고? 물론 되고도 남는다.시급 500원으로 시작했지만 매출은 점점 늘고 있고 적자를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은 애묘인들 사이에서 나름 알려졌고 재방문 손님도 늘고 있다. 다 애묘인 덕이고 고양이 덕이다. 내 서점의 시작과 생존 비결 모두 ‘애묘인’이라는 취향 공동체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가늘고도 질긴 거미줄 같은 연대를 타고 오는 손님들에게 취향을 파고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과 애정 가득한 달뜬 마음을 공유한다. ― 김미정, 「독립서점 슈뢰딩거의 생존비결」, 《기획회의》 제458호 특집은 ‘독립서점, 먹고는 사십니까? 중에서 =======================확실한 주제의 선택과 기..
동네책방을 어떻게 분류할까 위트앤시니컬을 운영하는 유희경 시인은 동네책방의 개념을 ‘3세대’로 구분했다.베스트셀러부터 학습지와 문구까지 구비한, 마을마다 있는 전통적 개념의 동네책방을 편의상 1세대라 부르자.2000년대 새로 등장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없는 독립잡지, 독립서적을 취급하는 독립서점을 2세대로 구분하자.3세대는 ‘취미 활동의 공간’이 된 요즘의 동네책방이다. 온오프라인 대형서점과 똑같은 상품(책)으로 경쟁하지만, 신간도 종류별로 다 구비하지 않는다. 장소가 좁고 반품도 번거롭거나 어렵기 때문에 서점의 개성을 보여주는 몇 종에 구비 도서를 한정하면서 자연스럽게 ‘큐레이션 기능’이 작동한다. 강좌, 사인회, 낭독회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때로 책보다 ‘취미 활동’에 방점이 찍혀 책방인지 북카페..
독립서점, 동네로 돌아오다 한국경제신문에서 발행하는 《머니》 2018년 2월호(제153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독립서점’이라는 별칭으로 돌아온 동네서점 이야기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조금 보충해서 올려 놓습니다. 독립서점, 동네로 돌아오다 동네서점이 돌아오고 있다. 1980년대 대학가 사회과학서점의 등장 이래, ‘문화적 맥락’을 갖춘 서점의 폭발적 증가는 한 세대 만이고, 서점 숫자가 늘어난 것은 온라인 서점의 공세에 밀려서 줄어들기 시작한 지 스무 해 만이다. 그동안 사라진 서점들과 새로 등장한 서점들은 다르다. 참고서와 문제집이 가지런한 학교 앞 서점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 사람 지날 틈도 없이 책을 쌓아둔 익숙한 서점도 아니다. 안타깝지만 이 서점들은 갈수록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다. ‘북 스페이스’(book space)라고 ..
동네서점의 4가지 진화 모델 서점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오던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터넷서점도 아니고, 대형 체인서점도 아니라면, 초연결시대의 서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들불처럼 일어서고 있는 독립서점들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지난 여름에 진행한 쏜살문고 프로젝트에서 느끼고, 여러 서점들을 방문했을 때 느낀 바를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연말 특집으로 정리했습니다. 동네서점의 4가지 진화 모델 동네 서점의 흥행이 서점 비즈니스의 본질을 바꿔놓고 있다. 종래 필요한 책을 거래하는 장소였던 서점이 독자들의 취향을 서로 연결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드는 사회적 공간으로 진화했다. 책의 사용가치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에서 ‘취향의 공동체’를 위한 도구이자 ‘특정한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하는 수단..
[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6)동네 서점에 손 내미는 출판사들]'나만의 책' 찾는 독자들, 틈새시장을 열다 대형·온라인 마케팅서 선회소규모 '한정판 문고' 새바람할인·기념품보다 '물성' 중시책방주인 체험 등 기획 신선 각자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동네 책방'이 하나둘 생활 주변에 자리 잡으며 대형 출판사의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출판사들은 신간 도서 예약판매나 기념품 증정 행사를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진행했으나, 동네 서점 마케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도서출판 민음사는 지난 여름 전국의 동네 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문고를 발간했다. '쏜살 문고 동네서점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등 2권의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와 서울의 독립서점 '51페이지'의 제..
동네서점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책은 동일본대지진, 자연의 잔혹함이 인간에게 절망을 일으킨 자리에서 시작한다. 사와야 서점의 한 지점인 가마이시 지점은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지역에 있었다. 전기, 수도, 가스 같은 기반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도시. 쓰러질 듯 기울어진 주택,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가 곳곳에 산을 이룬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점으로 몰려들었다. “어떤 책이라도 좋으니 아무튼 책을 좀…….”서가가 순식간에 텅 비었다. 사람들은 왜 그 지옥 같은 상황에 책을 갈망한 것일까. 책이 없으면 왜 안 되었을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가공할 재난을 당해 전기가 완전히 끊어지자, 인간은 책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책은 필수품이었다.” “서점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다구치 미키토의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