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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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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민독서실태조사 요약 1. 성인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 독서량은 6.1권으로 2017년에 비해 각각 7.8%포인트, 2.2권 감소. 2. 초·중·고교생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90.7%, 독서량 32.4권, 2017년 대비 독서율 1.0%포인트 감소, 독서량 3.8권 증가. 3.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6.5%, 학생 37.2%로 2017년보다 각각 2.4%포인트, 7.4%포인트 증가. 20~30대 중심 증가 폭 확대. 오디오북 독서율은 성인 3.5%, 학생 평균 18.7%(초등학생 30.9%, 중학생 11.6%, 고등학생 13.9%). 4. 전자책, 오디오북 포함 연간 독서율은 성인이 55.7%, 학생은 92.1% 기록. 5. 대학생 독서율은 2017년 대비 2.7%포인트, 30대는 2.0%포인트 증가, 반면에 5..
사랑할 수 있는 지겨움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자꾸 섭외에 신경 쓰게 돼. 그게 제일 티가 많이 나거든. 안에서 '그 피디 열심히 하네.' 소리도 듣기 쉽고, 밖에서 기사도 많이 나고.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매일 하는 코너야. 오프닝 같은 거 있잖아. 매일 반복하는 코너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그 프로그램의 성패를 결정하는 거야. _장수연,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라이킷, 2020) 중에서 MBC 라디오 장수연 PD의 에세이집.오후에 눈에 들어와, 한 시간, 가볍게 읽다. 어떤 일이든, 핵심은 반복에 달려 있다.나쁜 회사들은 리더가 매일 규칙을 바꾸고,그 때문에 점점 나쁜 회사가 된다.좋은 회사는 어제 한 일을 오늘 또 하고,그럴수록 점점 좋은 회사가 된다. 사랑할 수 있는 지겨움이 있다면,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
‘병자 클럽’의 독서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알기 위해 읽는다.”‘우리’는 외롭고 고립된 경험을 나누면서 조금 덜 아파지고, 질병이라는 보편의 우연성(‘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은 조금 덜 잔인해진다. 내 문제와 비슷한 동시에 각자 고유한 문제들과 씨름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하루를 더 이어갈 힘을 얻는다. (중략) 아픈 사람의 질병 경험 쓰기가 자기 치유와 구제 노력이듯, 아픈 사람의 질병이야기 읽기도 자기 치유와 구제의 노력일 것이다.(중략) 이미 세상을 떠난 먼 나라의 작가들이 주요 구성원이었던 내 머릿속의 병자 클럽 안으로 지금 이곳의 아픈 사람들이 들어왔다. 우리는 저 경전들을, 병자 클럽의 권장 도서 또는 인기 도서를 책장에 채우고 복용한다. _메이, 「‘병자 클럽’의 독서」 중에서 ====이 글은 생애문화연구소 ..
책을 떠나보내면서 매년 연말이 되면, 책을 정리해 동생이 일하는 시골 도서관으로 보낸다. 한 해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사고 얻고 받은 책이 수백 권. 침실을 작은 방으로 옮겨 안방을 서재로 쓰고 거실 한쪽 벽까지 모두 책장을 세웠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 책을 겹쳐 꽂을 서가는 이미 없고, 바닥에 쌓고 늘어놓는 바람에 손발 둘 곳이 더 이상 없을 지경이다. 어쩔 수 없이 몇 해 전부터 연말에 한두 달 틈나는 대로 시간을 들여 책을 처분해 왔다. 세 해 이상 들추지 않은 책을 버리라고 하는 이도 있다. 동의하지 못한다.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서가의 책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을 읽는 경우가 더 많다. 요즈음 도서관에선 출간된 지 다섯 해 이상 지난 책은 기증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
불혹에 만나 칠순 훌쩍… 책 덕분에 평생 벗으로 살죠 _홍동 할머니독서모임 모임에는 아직도 이름이 없다. 당신들은 이름에 별 뜻을 두지 않아 붙이지 않았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모여서 책을 읽으니까 한때 ‘목요모임’이라고 불린 적도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냥 ‘할머니 독서모임’이라고 부른다. ‘홍 사모님’ 이승진 할머니가 말문을 연다.“마흔 살 무렵이었어요. 풀무학교 여선생님들을 중심으로 같이 모여서 책을 읽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곧바로 독서모임이 시작되고, 거기에 슬쩍 끼어들었어요.”이승진 할머니는 학교와 마을을 잇는 거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평생 그 일에 헌신해 온 풀무학교 홍순명 전 교장의 부인이다. 마을길 옆에는 군데군데 개망초꽃이 한창이다. 흰 꽃잎과 노란 수술이 어울린 것이 수줍어 아름답다. 벼가 뿌리를 내려 선명한 녹색이 올라온 논에는 드문드문 청둥오리..
베스트셀러, 40~50대 남성이 쓰고 30~40대 여성이 읽는다 베스트셀러로 드러난 한국 사회 정보화 사회가 심화하고 SNS 도구가 늘어나면서, 우리 영혼의 혼란은 더욱 극심해졌다. 미국 법학자 팀 우의 표현을 빌리면 사흘만 지나도 잊히는 정보에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게 유도하는 ‘주의력 장사꾼들’ 탓에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진정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잊어버리고 있다. 실시간 이슈로는 우리 자신을 알 수 없다. SNS 화제와 검색은 이성을 빼앗긴 채 방황하는 우리의 신경증을 표현할 뿐이다. 우리한테는 또 다른 화살표가 필요하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숙고된 사유와 심오한 욕망이 담겨 있는 나침반이…. 책이다. 개별 주체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수자 가치를 집약하면서도 욕망의 집합적 연대를 표시하는 정신의 도구는 여전히 책밖에 없다. 책은 인간에게 깊..
제2차 문맹 - 컴맹, 앱맹, 학맹, 문해맹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 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기생충」을 보고 남긴 한 줄 평이다. 불과 아홉 단어로 이루어진 이 문장은 현재 한국 사회 일반의 문해력을 그야말로 ‘명징’하게 보여주었다. “분명 더 쉬운 단어로 대체할 수 있었는데 왜 굳이 저렇게 썼냐” “대중 상대로 글로 먹고사는 평론가는 저런 말 쓰면 안 되죠.” 문해력(literacy)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의 높이는 한 사회의 정보 처리 수준을 능력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사소한 차이를 측정하려면 정밀한 기계가 필요하듯, 감동도 섬세한 표현을 써야 정확히 담을 수 있다. 비슷해 보여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구분해서 표현할 줄 알아야 마음을 제대로 다루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마..
서울국제도서전을 즐기는 방법 ‘글이 만든 세계’가 펼쳐진다. 다음주 수요일인 6월 19일, 서울국제도서전이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내 312곳과 해외 41개국 117곳 참여사가 이미 독자를 만날 온갖 준비를 마쳤다. 모바일로 세상 모든 책을 만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도서전을 찾는 독자들 발길은 해마다 느는 중이다. 인간은 몸으로 살아간다. 표지와 소개 등 곁다리 정보로는 나한테 맞는 책을 얻기 어렵다. 알바노동의 결과이기 일쑤인 인터넷 서평과 댓글은 믿지 못한다. 게다가 남이 읽는 것은 내가 읽은 게 아니다. 종이의 질감, 무게, 만듦새 등은 책을 손에 들어야 느낄 수 있고, 전체 서술이나 구조 등은 책을 훑어야 알 수 있다. 피지컬과 사이버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인간의 육체는 허약해지고 정신은 공허해진다. 독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