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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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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신간토크 제455호(2018년 1월 5일) 강양구와 함께하는 《기획회의》 신간토크. 최근 2주간 출간된 신간들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필자가 이야기한 부분만, 살짝 매만져서 올릴 예정. 김숨, 『너는 너로 살고 있니』(마음산책)“‘닿다’를 발음할 때면 혀끝에서 파도가 이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매 순간, 어머니의 자궁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땅속에 묻혀 소멸하는 순간까지, 그 무엇과 닿으며 사는 게 아닐까요.”김숨의 소설에 임수진의 일러스트를 더한 서간체 그림소설 『너는 너로 살고 있니』가 마음산책에서 나왔습니다.무명의 여배우가 경주로 내려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한 여자를 간호하면서 생기는 마음의 변화를 담은 작품입니다.두 사람 모두 ‘아무도 아닌 자’입니다. 한쪽은 ‘살아서 죽은 자’이고, 다른 쪽은 ‘죽은 듯 사는 자..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왜 중요한가?(밝맑도서관 과학수다 강연) 한 달 전쯤, 두 후배가 지인들과 함께 찾아와 시골마을 도서관에서 과학 강연을 했다. 사이언스북스의 노의성과 프레시안의 강양구가 천문학자인 이명현, 물리학자인 김상욱 두 분과 함께 홍동밝맑도서관에서 ‘과학 수다’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사회를 보면서 몰려든 마을 사람들과 이어진 뜨거운 대화에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행사 때 이명현 선생이 했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과학자들은 하나에서 둘로 바뀌는 순간에 주목합니다. 하나만 있을 때에는 모든 생각은 추정에 불과하지만, 둘로 바뀌는 순간 이론으로 성립합니다. 우주에 떠 있는 수많은 천체들 중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것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어떤 별은 유사도가 지구와 0.88 정도에 이릅니다. 만약 유사도가 1이 되면, 거기에 생명체가 있을..
[오래된 독서공동체를 찾아서] <6> "9년 전 세 친구의 책 선물 나눔… 이젠 커다란 독서모임 됐죠"(보령 책 익는 마을) 프랑스의 소설가 아나이 닌이 말했다. “친구들은 각각 우리 내면에 있는 하나의 세계를 대변한다. 그들이 우리 삶에 도달할 때까지는 태어날 수 없었던 세계들 말이다. 그러므로 오직 만남을 통해서만 새로운 세계가 태어난다.” 과연 친구란 존재 자체가 기적이다. 홀로에서 둘이 되는 순간, 두 사람을 둘러싼 세상은 근본적으로 변혁된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삶이 불현듯 도래한다.세 사람이 있었다. 시쳇말로 ‘절친’이었다. 그중 하나가 책을 읽다 친구들한테 선물하고 싶어졌다. 배기찬의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위즈덤하우스)였다. 친구들로서는 어른이 되어서 거의 처음 받는 책 선물이었다. 성의가 고마워서, 각자 읽고 나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한 달이 금세 지나갔다. 약속했기에 모두 ..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6일(일) 일주일 내내 읽기만 하고 기록할 수는 없었다. 잡다한 일들에 온통 마음이 쏠린 데다 어느 순간 고전의 번역에 시간을 여분의 시간 대부분을 빼앗겼던 탓이다. 그사이 많은 글이 곁을 스쳐 지나갔고, 또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리쩌허우의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앤 스콧의 『오래된 빛』(강경이 옮김, 알마, 2013)에 이어서 손에 든 책들은 정민의 『우리 한시 삼백수』(김영사, 2014),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박철 옮김, 시공사, 2004), 그리고 《기획회의》 360호이다. 정민의 번역은 기지 넘치..
장은수·이중호·류영호가 말하는 '디지털 출판의 미래'(프레시안 좌담회) 프레시안에서 디지털 출판의 미래에 대해 미래출판전략연구소 이중호 소장, 교보문고 유영호 팀장과 함께 좌담회를 했다. 이번 주 프레시안북스에 실렸기에 여기 옮겨 둔다. 아마존 공포? 종이책 멸종? 아니, 새 시대의 아이돌![전자책 좌담] 장은수·이중호·류영호가 말하는 '디지털 출판의 미래'강양구 기자,안은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기사입력 2013-11-08 오후 6:50:26 요즘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읽는 이들을 종종 봅니다. 손에 들고 있는 단말기도 다양하죠. 태블릿 피시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고, 아마존 '킨들' 교보문고 '샘' 알라딘 '크레마' 같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손에들고 있는 이들의 숫자도 상당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여러 생각이 꼬리..
출판 공론장의 출현을 기다리며 ― 《기획회의》 350호를 읽고 격주간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드디어 350호를 넘겼다. 불황과 위기의 연속인 한국의 척박한 출판 현실에서 무려 10여 년을 훌쩍 넘긴 세월 동안 이만한 잡지가 계속해서 나왔다는 것은, 공과를 따지기에 앞서 그 자체로 한국 출판사에 남을 기념비적 업적을 계속 세워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령 350호를 맞이하여 편집자로부터 짤막한 의견을 보내 달라는 청탁서를 받았으나 회사 일정 탓에 미처 보내지 못하고 어느새 마감을 넘기고 말았다. 후회 막급이다.개인적으로 아무리 바빠도 《기획회의》만은 미루지 않고 집에 배달되어 오는 다음 날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곧바로 읽어 치우는 것이 편집자로서 이 잡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출판 관련 담론들을 만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