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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서평/책 읽기

2020년대 출판 트렌드 예측

김학원의 『편집자란 무엇인가』(휴머니스트, 2020)에서 예측한 향후 10년의 출판 트렌드. 

- 출판산업과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과 공정에서 온라인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생산과 소비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하면 책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는 물론이고, 독서의 동기나 방식 등 e책의 소비 생태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플랫폼, SNS 미디어,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나 채널과 결합한 저렴하고 얇은 레퍼런스 북 등 새로운 시도들이 선보일 것이다.

- 현재는 5퍼센트에 불과한 전자책 시장이 출판산업 성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

- 종이책은 연간 발행 종수 10만 종 시대를 열고, 전자책은 연간 발행 종수 30만 종 시대를 열 것이다. 202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 전자책 발행 종수 증가율이 종이책 발행 종수의 증가율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

- 오디오북 시장은 구독 서비스를 둘러싼 파장과 갈등을 거쳐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훨씬 거대하고 영향력 있는 출판사가 등장하는 한편, 독립 출판사의 수도 늘고, 그중 탄탄한 입지를 가진 출판사들이 출판 시장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그룹으로 형성될 것이다.

- 출판 시장에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기업 인수 합병(M&A)과 대자본 유입 등의 사례가 등장할 것이다.

- 출판 마케팅의 영역에서 온 - 오프 서점 안보다 서점 바깥의 역할이 부상하면서 화제의 책과 베스트셀러가 서점 바깥의 웹상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늘 것이다.

- 아시아 출판 시장의 교류가 급증하여 판권 수출과 수입이 늘고, 저자와 역자, 편집자, 마케팅의 활동 무대가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열릴 것이다.

- 출판산업 비중에서 부가적이었던 판권 수입이 늘고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내 종이책 시장의 비중은 현재 90퍼센트대에서 70~80퍼센트대로 낮아지지만, 출판 시장 전체의 크기는 커져서 출판산업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 출판산업 종사자는 늘 것이며, 출판 콘텐츠 비즈니스와 연결된 관련자는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다.

 

김학원의 『편집자란 무엇인가』(개정판, 휴머니스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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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답니다.

김학원의 『편집자란 무엇인가』(휴머니스트, 2020)의 개정판이 나왔다. 저녁 식사 후에 달라진 부분을 중심으로 숙독했다.

초판과 전반적인 틀은 비슷하지만, 세부 내용은 상당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2009년의 초판에 비하여 분량이 50쪽 정도 줄어들었다. 초판 마지막 장이었던 ‘디지털 혁명, 출판의 미래는 희망적인가’가 전면적으로 나머지 본문 속에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위의 예측에서 보듯이, 디지털-피지컬의 통합적 사고는 앞으로 편집자들이 모든 일을 하는 데 필수적인 사고법이다. 이러한 사고가 도입되었을 때, 편집 일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살피는 데 이 책은 무척 적합하다.

지난번 플랫폼P의 강연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큰 그림으로 출판 전체를 그려내는 것은 우리 세대의 강점이다. 출판을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초판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역할은 편집 행위 전체에 걸쳐 무엇을,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일이다.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좋은 편집자 길잡이가 될 듯하다. 유유출판사에서 나온 여러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의 사근사근한 디테일과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보완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ps. 이 책을 읽고 보니 『출판의 미래』를 개정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역시 큰 틀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으나, 새로 더할 부분도 상당하다. 그러나 선배가 10년 개정의 모범을 보였으니, 나 역시 한 5년쯤 더 있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