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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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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읽기] 유방(劉邦)의 대풍가(大風歌) 大風歌大風起兮雲飛揚威加海內兮歸故鄕安得猛士兮守四方 큰 바람의 노래[大風歌]유방(劉邦) 큰 바람 부니 구름이 흩날렸는데위엄을 천하에 더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네.어디인가, 용맹한 군사를 얻어 사방을 지킬 곳이. 1) 漢高祖 劉邦 : 한나라 고조 유방(기원전 256?~기원전 195)는 자가 계(季)이며, 태어난 해는 256년 외에도 257년이라는 설과 246년이라는 설이 있으나 어느 설도 정확하지 않다. 패현(沛縣) 풍읍(豊邑, 현재 장쑤성 펑현)에서 농민으로 태어나 나중에 진시황 사후 어지러워진 천하를 통일하여 한나라의 시조가 되었다. 젊을 때에는 건달 노릇을 하면서 이른바 협객의 무리들과 어울렸고, 나이 들어 사수(泗水)의 정장(亭長)이 되었다. 진나라 말에 진승(陳勝)과 오광(吳廣)이 난을 일으켰을 때, 이..
[한시 읽기] 최영년(崔永年)의 제호탕(醍醐湯) 醍醐湯 崔永年(梅下山人) 年年滌暑太醫方百煉烏梅白蜜湯拜賜宮恩如灌頂仙香不讓五雲漿 제호탕 최영년 해마다 더위를 식혀 주는 내의원 처방오매육, 꿀을 백 번 달여 만든 탕.절하고 받은 임금님 은혜가 정수리에 물을 부은 듯하고오묘한 향기는 아름다운 술에 지지 않는다. (1) 이 시는 구한말, 일제 때 사람인 최영년(崔永年, 1856∼1935)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실려 있다. 최영년은 자는 성일(聖一), 호는 매하산인(梅下山人)으로 신소설 『추월색(秋月色)』의 작가인 최찬식(崔瓚植)의 아버지이다. 설화집 『실사총담(實事叢譚)』(1918)과 악부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를 남겼다. 죽지(竹枝)는 죽지사(竹枝詞)의 일종으로 칠언시로 특정 지역의 인물, 풍속 등을 기록한 시 형식을 말한다.(2) 태의(..
[한시 읽기] 박위겸, 늙은 장수(老將) 老將朴撝謙 白馬嘶風繫柳條 將軍無事劍藏鞘 國恩未報身先老 夢踏關山雪未消 시풍(嘶風): 말이 바람을 맞아 우는 것. 말의 기세가 뛰어나게 용맹한 것을 가리키는 말.계(繫) : 매다.유조(柳條) : 버드나무 가지.초(鞘) : 칼집.관산(關山) : 보통 관문으로 쓰이는 변방의 높고 험한 산을 뜻하나 여기서는 고향의 산이다. 늙은 장수 박위겸(朴撝謙) 흰 말은 바람 맞아 울면서 버드나무 가지에 매어 있고장군은 일이 없어 칼집에 칼을 꽂았네.나라 은혜를 갚지 못하고 몸만 먼저 늙었는데꿈속에 밟은 고향 산엔 눈이 아직 녹지 않았네. 계간 ≪시인세계≫에 강원대 김풍기 선생이 「한시의 숲에서 만나는 옛 시인」을 연재 중이다. 2009년 가을호에 소개한 시는 조선 세조 때의 무관 박위겸의 시이다. 박위겸은 이 시를 비롯하여..
[한시 읽기] 하수일, 봄날 옛 집을 생각하며(春日懷舊居) 春日懷舊居河受一 琴書七代業灰燼一朝空.樓倒槐疏影園荒菊半叢.御題雙障子家訓兩屛風.誨盜由藏慢休論喪亂中. (1) 하수일(河受一, 1553~1612) : 자는 태이(太易), 호는 송정(松亭). 남명(南冥) 조식(曹植)의 제자이자 종숙인 각재(覺齋) 하항(河沆, 1538~1590)에게서 배웠다. (2) 금서(琴書) : 거문고와 책. 선비를 상징함.(3) 회진(灰燼) : 불에 타서 없어짐.(4) 괴(槐) : 홰나무. 느티나무를 뜻하기도 함.(5) 어제(御題) : 임금이 직접 쓰거나 그린 것. 병자(屛子) : 병풍(6) 장풍(障風) : 병풍. 병장(屛障) 또는 청방(淸防)이라고도 한다.(7) 회도유장만(誨盜由藏慢) : 『주역(周易)』 「계사(系辭)」 상편의 "재물을 허술히 감추는 것은 도둑질을 가르치는 것이며, 용모를 ..
[한시 읽기] 도연명, 술을 마시고(飮酒) 제5수 飮酒 陶潛 結廬在人境而無車馬喧問君何能爾心遠地自偏採菊東籬下悠然見南山山氣日夕佳飛鳥相與還此中有眞意欲辨已忘言 (1) 음주(飮酒) : 전체 스무 수의 연작으로 이 시는 그 중 다섯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에는 “내가 한가하게 살다 보니 기쁜 일이 적은데 더하여 밤도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좋은 술을 얻어 밤이면 마시지 않을 때가 없었다. 내 그림자를 돌아보며 홀로 모두 마시고 나면 어느새 취하곤 했다. 취하고 나서 곧 몇 구절 적은 후 스스로 즐거워했는데, 종이에 쓴 것은 많아졌지만 글에 차례가 없었다. 이에 친구에게 부탁해 이들을 쓰게 하니 이는 다만 함께 즐기고 웃으려 했을 뿐이다(余閒居寡懽, 兼此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