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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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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이 언제나 정치를 이긴다 언젠가 관념 이외에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은 책을 쓴 루소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지. 그 책의 제2판은 초판을 비웃은 사람들의 가죽으로 제본되어 있었다네. (토머스 칼라일) 데이비드 밀러의 『정치 철학』(이신철 옮김, 교유서가, 2022)에 나오는 말이다. 밀러에 따르면, 정치적 삶에 직접 개입하고자 한 정치철학자들은 대개 실패했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등 그들은 강력한 통치자에게 조언해 왔다. 그들의 조언은 정치를 실제로 바꿨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정치철학자들이 정치적 사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바가 드문 이유는 그들이 정치인과 일반 대중 모두가 지니는 관습적 믿음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인이든 대중이든 정치 철학자의 말을 싫어한다. 그러나 정치철학이 시간의 흐름과 더..
길 위에 서자 지혜가 찾아왔다 ― 마리아 베테티니·스테파노 포지 엮음, 『여행, 길 위의 철학』을 읽고 《문화일보》에 쓰는 서평, 이번 주에는 『여행, 길 위의 철학』(책세상, 2017)을 다루었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지혜를 얻었던 철학자들의 삶을 다룬 책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나온 책답게, 이 책에 나오는 여행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은 이탈리아를 지혜의 땅으로 만드는 데 복무합니다. ‘공간인문학’의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기획이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길 위에 서자 지혜가 찾아왔다― 마리아 베테티니·스테파노 포지 엮음, 『여행, 길 위의 철학』(천지은 옮김, 책세상, 2017) 철학자들의 여행에 대한 책이지만 여행자들의 철학에 대한 책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때때로 정치적 탄압을 피하거나 개인적 야망을 달성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