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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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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측천, 잔혹한 여인 아닌 뛰어난 정치인”(황제들의 당제국사 / 임사영 지음, 류준형 옮김/푸른역사) 서평 《문화일보》에 『황제들의 당 제국사』(푸른역사, 2016)를 서평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역사와 가장 치열하게 얽혔던 이 거대한 제국의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여다보는, 흥미진진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신라와 동맹을 맺고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킨 까닭에 당나라 이름은 어릴 때부터 익숙하다. 안시성 전투의 장려함, 백마강 전투의 비통함, 평양성 전투의 애절함 등이 마음에 이유 있는 증오를 일으킨다. 하지만 동양 쪽 공부를 할수록 당나라는 ‘문명의 정화’로서 동경을 가져온다.이백과 두보의 빼어난 시가 있고, 유종원과 한유의 견고한 문장이 있다. 동아시아 천년 법률인 당률(唐律)이 있고, 페르시아와 로마와 인도와 티베트와 돌궐 등의 문화를 혼융해 빚어낸 문물이 있다. 1300여 년 전,..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맹호연(孟浩然)의 대우사 의공의 선방에 부쳐서(大禹寺義公禪房) 대우사(大禹寺) 의공(義公)의 선방(禪房)에 부쳐서 맹호연(孟浩然, 689~740) 저녁놀에 연이어 내리는 비는 촉촉하고,맑디맑은 푸름은 뜨락 그늘에 떨어지네.연꽃의 맑음을 바라보고 있노라니,바야흐로 알겠네, 물들지 않은 마음을. 題大禹寺義公禪房 夕陽連雨足,空翠落庭陰.看取蓮花淨,方知不染心. 개인적으로 저는 맹호연의 시를 좋아합니다. 양양(襄陽) 사람으로 젊은 날에는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여 공부를 닦았고, 마흔 살쯤에 장안으로 나와서 출세하려 했으나 과거에는 낙방했습니다. 하지만 시로써 이름을 날리면서 장구령(張九齡), 왕유(王維) 등과 어울렸습니다. 그의 시는 자연을 벗 삼아 세속에 물들지 않으려는 높고 맑은 뜻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도 표현이 아직 참신한 부분이 많아 읽는 기쁨을 줍니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