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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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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머니 국수, 아버지 냉면 “음식은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 준다”살아감을 생각하게 하는 평양국수 집에서 필자는 이북식 냉면을 먹어본 적이 없다. 여름이 되면, 어머니는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오이냉국을 마련한 후 얼음을 둥둥 띄우고 가는 국수를 몇 덩이 말아 주셨을 뿐이다. 또는 가는 국수에 잘 익은 열무를 올린 후 달걀을 얹고 얼음을 두르고 고추장을 조금 넣어 살살 비벼 주셨을 뿐이다.매끄러운 국숫발이 한껏 오므린 입술을 조르륵 통과하면서 이에 부딪히면 붉은 혀가 저절로 밀려 나오면서 국수를 휘감아 잽싸게 입 안으로 말아 들인다. 혀끝을 건드리는 매콤한 맛에 뒤이어 국수가 요동치면서 입천장을 두드리고, 국수에 실린 얼음의 찬 기운을 가득 퍼뜨려 머릿속 끝까지 오싹해진다. 이 덕분인지 우리 형제는 지금도 앉은자리에서 큰 사발로 두..
인포그래픽스로 업데이트한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피에르 브루디외의 『구별짓기』는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의 취향이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계급적으로 규정된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문화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뒤흔들어 놓는다. 구별짓기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최종철 옮김/새물결 이 책에는 계급적 취향에 맞추어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것을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에 따라 구별지어 보여 주는 아래 그림과 같은 차트도 있다. 최근 미국의 음식 평론가 몰리 왓슨(molly watson)은 음식 전문 잡지 《개스트로노미카》에 기고한 글에서 그동안의 사회 변화에 맞추어,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의 취향에 맞추어 이 음식 차트를 업데이트 했다. 패스트푸드에서 프랑스 식당까지. 최근 우리 음식 취향 역시 급격히 미국화한 탓에(특히 서울 강남은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