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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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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서평] 동아시아 천년의 베스트셀러 『삼국지』을 좇아서 _이은봉의 『중국이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천년의상상, 2016) 동아시아 천년의 베스트셀러 『삼국지』을 좇아서이은봉, 『중국이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천년의상상, 2016)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이하 『책 이야기』)라는 제목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정곡에 정곡을 더한 ‘퍼펙트 골드’라고 할 만하다. 실제로 제목에 적힌 이 어마어마한 ‘책’은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다소 거칠게 말하는 게 허용된다면, 적어도 15세기 이후의 동아시아 역사는 얼마만큼은 이 책과 함께 부침을 같이했다고 할 수도 있다. 『책 이야기』에서 다루는 대상은 이른바 『삼국지』다. ‘이른바’라는 표현을 굳이 쓴 것은 『책 이야기』에 나오는 『삼국지』가, 우리가 흔히 『삼국지』라는 말과 함께 머릿속에 떠올리는 『삼국지..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5] 삼성오신(三省吾身) _세 가지로 내 몸을 반성하다 1-4 증자가 말했다.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가지로써 반성한다. 남을 위해 일을 꾸미면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과 더불어 사귀면서 믿음직하지 않았는가? 전해 받은 바를 익히지 않았는가?”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曾子曰)증자(曾子)는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 말년의 제자입니다.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 어렸습니다. 이름은 삼(參)이고, 자는 자여(子輿)입니다. 아버지 증점(曾點)도 공자의 제자였습니다. 공자 사후에, 유약과 함께 내면적 성찰과 수신을 중요시하는 학파를 이끌었으며, 점차 영향력을 발휘해서 유가(儒家)의 틀을 완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리쩌허우는 증자를 “유학에 종교적 도덕을 도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德者本也, 財者末也) 『시경』에 이르기를, “은(殷)나라가 아직 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았을 때 능히 하늘의 짝이 될 수 있었네. 마땅히 은나라를 살필지어다. 큰 명(命)은 (지키기) 쉽지 않으니.”라고 했다. (이는) 뭇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뭇 사람(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군자는 먼저 덕을 삼가는 것이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땅이 있고, 땅이 있으면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쓰임이 있는 것이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 근본을 멀리하고 말단을 가까이한다면, 백성들을 다투게 하고 빼앗음을 베푸는 꼴이다. 이런 이유로 재물을 모으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물을 흩으면 백성은 모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말이 어그러져서 나가면 또한 어그러..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혈구지도(絜矩之道, 자로 헤아리는 길) 이른바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것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답게 대접하면 백성들이 효심을 일으키고, 윗사람이 웃어른을 웃어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공손함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외로운 이들을 구휼하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않을 것이니, 이 때문에 군자는 혈구(絜矩, 자로 헤아림)의 도를 갖춘다고 하는 것이다. 윗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고 아랫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뒷사람을 이끌지 말고 뒷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며, 오른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왼쪽 사람을 사귀지 말고 왼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오른쪽 사람을 사귀지 말라. 이것을 혈구의 도라고 일컫는 것이다. 所謂平天下在治其..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지기소지(知其所止, 그 머무를 곳을 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홍동밝맑도서관에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사서(四書) 중 『대학』을 읽고 있습니다. 그 공부한 기록을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지금 경(經)은 모두 읽고 전(傳)의 세 번째 장을 읽는 중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나라 땅 천 리에 오직 백성들이 머무르고자 하는구나.”라고 했다. 『시경』에 이르기를, “지저귀는 노랑 새여, 언덕 귀퉁이에 머무는구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무를 바에 있어서 그 머무를 곳을 아나니, 사람으로서 어찌 새만 같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詩云, 邦畿千里, 惟民所止. 詩云, 緡蠻黃鳥, 止于丘隅. 子曰, 於止, 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삼강령(三綱領) 중 지(止)의 뜻을 설명하는 구절들입니다. 고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