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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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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균(溫庭筠)의 「정서번(定西蕃) 3」 정서번(定西蕃) 3 온정균(溫庭筠) 내리는 보슬비, 새벽의 꾀꼬리, 봄날은 저무는데(細雨曉鶯春晩), 옥 같은 사람, 눈썹 같은 버들잎(人似玉, 柳如眉), 더없이 그립구나(正想思). 비단 휘장, 비취 주렴, 걷으려 하는데(羅幕翠簾初捲), 거울 속에는 꽃 가지 하나 놓여 있네(鏡中花一枝). 변방 소식에 애간장이 끊어지는데(腸斷塞門消息), 기러기마저 드물게 날아오누나(雁來稀). ===== 제목의 정서번(定西蕃)은 당나라 말기, 송나라 초기에 만들어진 노래 곡조 중 하나이다. 사패마다 글자 수가 정해져 있어서 여기에 맞추어 가사를 지어야 했다. 이 작품은 변방으로 군역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애절하게 그려낸다. 시절은 봄날이다. 보슬비가 소리 없이 내리는 새벽, 짝을 찾는 꾀꼬리 소리에 아내는 문..
온정균(溫庭筠)의 「보살만(菩薩蠻) 4」 보살만(菩薩蠻) 4 푸른 꼬리 금빛 깃털 물수리 한 쌍(翠翹金縷雙鸂鶒), 물결무늬 살짝 이는 봄 연못이 파라네(水紋細起春池碧). 연못가 해당화는(池上海棠梨) 비 갠 후 가지를 붉은 꽃으로 채웠구나(雨晴紅滿枝). 수놓은 저고리로 보조개를 살짝 가리는데(繡衫遮笑靨) 안개처럼 무성한 풀에는 나비가 달라붙었네(烟草粘飛蝶). 청색 창살 밖엔 향기로운 꽃들이 만발한데(靑瑣對芳菲) 옥문관 너머 임 소식은 드물기만 하구나(玉關音信稀). ==== 온정균(溫庭筠, 812∼870)은 만당(晩唐)의 시인으로 노래 가사를 잘 지어서 이름이 높았다. 제목의 보살만(菩薩蠻)은 기루에서 주로 불리던 노랫가락의 한 종류이다. 온정균은 이 노랫가락에 맞추어 여러 편 작품을 지었는데, 이 작품은 그중 한 편이다. 봄의 화려한 색채감이 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