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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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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앞에 정의부터 세우라 ―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을까 경제 앞에 정의부터 세우라―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을까조너선 B. 화이트, 『애덤 스미스 구하기』(이경식 옮김, 북스토리, 2007) ‘보이지 않는 손’은 또다시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레이건과 대처의 정치경제, 즉 “안정화하라–자유화하라–민영화하라”(S-L-P, Stabilize! Liberate! Privatize!)로 집약되는 신자유주의 정치경제는,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인해 한때 전 세계에서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사회’라는 제어장치를 상실하고 저 홀로 폭주한 끝에, 극소수에게 전 세계의 부가 집중되는 ‘대격차’라는 처참한 현실을 낳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더불어 도덕적으로 완벽한 파산을 맞이했다. 그 이후, ..
황혼의 출판과 대낮의 출판 (경향신문) 대안연구공동체의 ‘인문학, 삶을 말하다’ 시리즈 및 현실문화연구의 『여성혐오가 어쨌다구?』에 대해서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가 기사를 썼습니다. 제 의견이 담긴 부분이 있어서 아래에 전제합니다. ‘대낮의 출판’에 대해서는 따로 의견을 밝힌 바 있으므로, 부연하지는 않겠습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책이 황혼의 형식을 넘어 대낮의 형식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늘날 독자는 사태가 정리된 이후의 사유가 아니라, 더 빠른 정보와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처럼 이론적인 책과 『영구평화론』처럼 현실 문제에 천착하는 책을 모두 썼다”며 “현대의 책도 사유의 진지를 구축할 수 있는 두꺼운 책, 짧은 시기 현장의 상황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으로 이원화될 것”이..
[문화일보 서평] 타인에 대한 ‘연민’ 없이 민주주의, 제대로 작동할까 _마사 누스바움의 『감정의 격동』 경이(驚異).놀랍고 신기하다. 감각이 깨어나고 몸이 풀리면서 상념이 융기한다. 문장들이 누적되고 페이지들이 모이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낯선 지형을 머릿속에 만들어낸다. 이 지형도에는 ‘감정의 철학’ 또는 ‘감정의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리라. 이성의 사유가 아직 제대로 개척하지 못한, 때로는 의도적으로 배척하고 때로는 처치 곤란으로 미루어둔 광대한 황무지. 마음의 지층으로 볼 때 이성보다 아래쪽을 이루면서도 여전히 어둠에 남겨진 영역. ‘감정’이라는 이름의 신대륙이 마침내 지적도를 얻었다.사흘에 걸쳐 1400쪽에 이르는 책을 모두 읽었다. 역시 마사 누스바움이다. 그녀의 책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공부를 넘어 교육으로』, 『시적 정의』, 『혐오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