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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미래] 공자, 지식 공유혁명을 시작하다 매일경제 칼럼, 이번에는 지식 공유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편집자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앎을 세상 모든 이들의 것으로 만드는 일에 복무합니다. 지식의 민주화에 헌신하는 공자의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면에 실린 글을 조금 수정해서 올려둡니다. ==================================== 공자, 지식 공유혁명을 시작하다 “앎이란 무엇입니까?”(問知)공자는 제자들한테서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주말이면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과 함께 『논어』를 읽는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다. 교육이란 스승은 가르치고 제자는 배우는 일이다. 스승의 가르침 자체가 앎의 실체를 이루니, 제자는 배울 뿐 의문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자주 제자들은 공자에..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은 책 ―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다』(낮은산, 2017)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은 책―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다』(낮은산, 2017) 하루 종일 논물 위에 엎드려 피를 뽑으며 생각했어요. 밥이 내 입으로 들어올 때 이젠 이 모든 것들이 오버랩 될 거야, 하고요. 갓 발아한 볍씨, 연둣빛 모판, 발가락 사이로 감겨드는 논흙의 감촉, 흙때 낀 손톱, 끊어질 듯한 허리,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 논둑을 걷는 아이들의 물그림자……. 체감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들은 쉽게 망각되지 않습니다. (중략) 머릿속으로 아는 것의 뿌리는 참 얕아서, 알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모르는 것일 수 있겠구나 싶어요. 내가 보는 세상의 피상성, 상투화가 은폐하는 삶의 세부, ‘안다’는 생각이 일으키는 착시와 결여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는 책이 있다.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