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싸움
지는 싸움을 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바로 지기 때문에 싸워야 할 싸움도 있을 것이다. 세상은 약은 일만 할 수는 없다. 지는 싸움마저 없으면 아예 싸움이 없을 것이다. 싸움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오지냐? (서정인) 작품과 싸운다는 것은 절망적입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는 그 싸움을 구태여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 『부사스럽게 부사 사전』(yeondoo, 2021)에 실린 독립 기획자 신이연의 「지는 싸움」에 나오는 말이다. 평생 작품에 매진해 온 노소설가의 삶에 필자가 부친 부사는 ‘굳이’이다. 이 책은 김지은, 신이연, 문광용, 이택광, 이석, 강정화 등 서른 명의 필자가 품사 ‘부사’에 대해 쓴 글을 모아 만든 책이다. 문화평론가, 그림 작가, 북 디자이너, 건축 비평가, 도서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