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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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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헤시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 매주 쓰는 《매일경제》 칼럼, 이번에는 서지현 검사의 일을 계기로 파르헤시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파르헤시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오이디푸스, 그대가 왕이지만 답변할 권리만은 우리 두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져야 할 것이오.” 테이레시아스가 말한다. 테바이를 덮친 전염병의 진실을 말하러 찾아온 예언자를, 성난 군주는 뇌물을 받아먹고 지껄이는 헛소리로 몰아붙인다. 그러자 테이레시아스는 자기가 오이디푸스의 노예가 아니라면서 동등한 인간으로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 나오는 장면이다.파르헤시아(Parrhesia). 희랍어로 ‘진실을 모두 말하기’라는 뜻이다. 성서에서는 ‘담대함’으로 옮긴다. 테이레시아스 같은 태도를 말한다. 정..
[책과 미래] 스티브 잡스는 왜 바보가 되라고 했을까 한 주일에 한 번 쓰는 매일경제 칼럼. 이번 주에는 스티브 잡스의 '바보가 되어라'라는 말을 계기로, 인간이 괴로움을 겪을 것이 뻔한데도 왜 안락을 버리고 과감하게 모험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바보가 되어라!”(Be foolish!)스티브 잡스의 연설로 유명한 말이다. 이 구절을 ‘바보처럼 우직하라’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우직(愚直)이라면 ‘어리석고 고지식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오던 일의 가치를 믿고 고집스레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 우선 머릿속에 떠오른다. 오랜 시간에 걸쳐 돌 하나하나를 옮긴 끝에 기어이 산 하나를 옮기는 데 성공한 어리석은 늙은이(愚公移山)가 생각나는 게 보통이리라. 동양문화의 유전자에서 ‘긍정적 바보’라면, 상식적으로 이 사람이 가장 먼저 발현..
[2015년 출판 트렌드] 책에서 길을 묻다 _ 독(獨), 전(錢), 협(協), 리(理), 의(意) (시사인) 트렌드란 무엇인가? 과거가 기록한 미래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흐름이고 연속이어서 돌이킬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록은 오직 미래의 임무다. 과거는 기록할 수 없다. 기억할 만한 미래는 흔히 파괴이고 단절이며 전환의 형태를 취한다. 과거를 들여다보아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유다. 미래는 미리 오지 않고 나중에 도래한다.창조자나 혁신가는 트렌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할 힘들에 주목하고, 힘들이 하나의 장(場)을 이루는 현실을 분석한다.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책을 깊게 고민한다.출판은 고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의 일부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람들은 검색하거나 대화하는 대신 책을 읽는다.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