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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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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영원한 벤처야(박맹호 회장 추모사) 《한국일보》에 박맹호 회장님 추모사를 실었습니다. 부음을 듣고 홀로 망연히 앉아 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것이 한국 최대의 단행본 출판그룹인 민음사의 출판원리입니다. 아마도 회장님께서 이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라는 것 같았습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새벽에 부음을 듣고, 가슴속 등불이 꺼지는 기분이 들었다. 스물다섯 살에 어린 나이로 박맹호 회장을 만나 스무 해 넘도록 곁에서 책을 배우고, 편집자의 길을 익히고, 출판의 세상을 경험했다.말년 휴가를 나와 면접에 간 날이 마치 어제 같다. 긴장하며 자리에 앉았는데, 첫마디는 대뜸 “언제 출근할 거냐?”였다. 엉겁결에 제대 다음 주라고 해버렸다. 코끝에 걸린 안경 너머로 바라보던 눈빛의 형형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대답이 내 운명..
윌리엄 포크너의 드로잉을 만나다 한국 문학 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화가라고 하면 서슴없이 『초식』(문학동네, 1997)의 작가 이제하와 『무진기행』(민음사, 2007)의 작가 김승옥을 우선 떠올릴 것이다. 김승옥은 뛰어난 감각으로 민음사 세계시인선 초판(1974)의 표지를 비롯하여 수많은 디자인 작품을 남겼으며, 이제하는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표지에 나오는 시인 캐리커처 초상을 시인 김영태와 나누어 맡아 한 시대를 풍미했다. 노벨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김명주 옮김, 민음사, 2003), 『압살롬, 압살롬』(이태동 옮김, 민음사, 2012), 『성역』(이진준 옮김, 민음사, 2007), 『소리와 분노』(공진호 옮김, 문학동네, 2013) 등의 작품을 통해서 고향인 미시시피 주의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