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인류사 7만 년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지리 기술 제도』(이종인 옮김, 21세기북스, 2021)에서 7만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인류사 전체를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자연 지리, 인간 기술, 문화 제도의 상호작용이 인류 역사의 핵심 동력이고, 그 방향은 인간 사이의 연결을 증진하는 쪽이었다. 코로나19가 보여 주듯 연결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으나, 더 넓은 지역에 사는 이들이 더 많이 협력할수록 빈곤, 질병 등을 해결해 더 큰 번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7만 년 전, 기후 변화를 이기지 못한 몇몇 호모사피엔스 무리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아랍 지역에 진출한 순간부터 세계화는 시작되었다. 낯선 포식자, 병원균, 경쟁자와 마주치면서 인류는 기술의 힘으로 자연을 정복하고 문화의 힘으로 협력을 창..
마케팅 4.0 시대의 출판
최근에 출간된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길벗, 2017)은 전통적 관점에서 시장을 대하던 사람들한테 엄청난 충격을 준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지점은 코틀러 자신을 마케팅 이론의 살아 있는 전설로 자리 잡아 준 상징 자산인 ‘시장 세분화와 목표 고객 설정, 브랜드 포지셔닝과 차별화’(STP), ‘제품, 장소, 가격, 프로모션’(4P)으로 이루어진 마케팅 믹스와 이에 기반을 둔 판매 전략의 유효성을 부인해 버렸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은 고객 가치의 창출과 획득, 마케팅 믹스를 통한 고객 가치 전달을 중심에 두고 있다. 코틀러 자신이 정리한 이 전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수정을 거듭하면서 전 세계 마케터들의 교과서 역할을 해 왔던 『코틀러의 마케팅 원리』(제15판, 시그마프레스, 2015)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