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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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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의 배신자들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노수경 옮김, 사계절, 2018)의 북 콘서트가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렸다. 이 책은 ‘학력에서 경력으로’ 일자리 규칙이 옮겨가는 시대를 맞이하여 개인이 일터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보람 있게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조지프 슘페터, 피터 드러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떠한 형태의 전체주의에도 반대한, 자유주의 경제의 철저한 옹호자들이 답이다. 그런데 이들이 자유에 대한 이토록 강한 갈망을 품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여기에 칼 포퍼나 조지 소로스를 추가하면 좀 더 완전한 목록이 될 것이다.콘서트 사회를 보면서 필자가, ‘인문의 힘’을 길러 주는 고전으로 피터 드러커의 경영서를 추천한 까닭을 물었더..
회사보다 소중한 나를 지켜라 - 도교대 교수 강상중이 말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일과 행복 회사보다 소중한 나를 지켜라도교대 교수 강상중이 말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일과 행복 진주박물관에 고전 강의를 하러 기차로 오르내리면서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노수경 옮김, 사계절, 2017)을 완독했다. 본문에 나오는 분류에 따르면, 이 책은 “전철의 이동시간 등을 이용하여 목차, 표제어, 키워드를 체크하는 정도로 건너뛰며” “세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국내에 번역된 저자의 모든 책을 읽은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이 책은 적어도 나한테는 “고전처럼 시간을 들여서 읽지는 않지만 의견이나 감상을 써야 하므로 일정 정도의 집중력으로 끝까지 다 읽는” “일과 관련이 있거나 혹은 그 주변 영역에 관한” 책에도 속한다.번역자의 설명에 따르면, 제목에 적혀 있는 ‘일’은 인간이 행하는 ..
[오래된 독서공동체를 찾아서] <8>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자녀들에 훌륭한 책 읽히려고박경리 선생 사랑방에서 첫 발읽기 모임 10년 만에 전국에 확산“어른들도 즐기는 도서관 꾸미자”전국에서 일흔다섯 명 의기투합사회적 기업 그림책도시 프로젝트 “어른들이 보기에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싶었는데, 깔깔거리며 어느새 한계를 넘어서는 거예요.”모임 장소로 들어서니 이미 토론에 힘이 붙었다. 원주시 단계동 주공아파트, 지은 지 서른 해가 넘은 전통 있는 아파트다. 건물은 다소 낡았지만 숲을 이룰 정도로 풍성한 나무들이 주변을 감싸서 아늑하고 시원했다. ‘그림책 도시’라는 로고가 붙은 현관 문턱을 넘어서자 다른 책 하나 없이 오직 어린이그림책만 ..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①] <지대넓얕> 채사장은 어떻게 스타 저자가 되었나? 이홍 대표와 같이 꾸미는 프레시안 좌담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블로그에 옮겨 놓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생각입니다. 철지난 트렌드 분석이 아니라 현재에 대한 분석과 미래에 대한 담론이 될 수 있도록 애써 보려고 합니다. 채사장은 어떻게 스타 저자가 되었나?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①] 출판업계가 불황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서겠지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이 9.2권, 월 0.76권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즐길 거리가 점차 많아지는데다, 책을 읽을 삶의 여유가 없다는 점이 원인일 겁니다.그러나 위기에도 기회는 오기 마련입니..
[TV 책을 보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Best 10에 출연하다(사전 질문지 공개) KBS 텔레비전 ‘TV, 책을 보다’ 여름휴가 특집 1, 2에 출연했습니다. 후배인 강유정, 허희 두 평론가와 개그맨 고영환, 시사평론가 정영진 두 분과 함께 두 주 동안 엄청 즐겁게 녹화했습니다. ‘프로들은 역시 다르네!’ 하는 기분이 들었죠. 김솔희 아나운서가 이끄는 대로 이리 몰리고 저리 옮기다 보니 어느새 한 번에 다섯 권씩 책 열 권을 2시간 만에 모두 이야기해 버렸습니다. 흥미롭고 재미났습니다. 조금은 얼이 빠져서 나중에 방송을 보니 저런 말도 해 버렸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역시 글의 인간인지라, 사전 질문지와는 달리 녹화 중에는 아직도 분위기 타고 엉뚱하게 끌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 목록 열 권과 함께 제가 사전 질문지에 답했던 기록을 남겨둡니다. 수전 손택, 『사진에 관..
에레즈 에이든과 장바티스트 미셸의 『빅데이터 인문학』(김재중 옮김, 사계절, 2015)을 읽다 주말에 서평을 쓰려고 에레즈 에이든과 장바티스트 미셸의 『빅데이터 인문학』(김재중 옮김, 사계절, 2015)을 다시 읽었다. 역시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아래에 밑줄 그은 것들을 옮겨 둔다. 빅데이터는 인문학을 바꾸고, 사회과학을 변형시키고, 상업 세계와 상아탑 사이의 관계를 재조정할 것이다. (17쪽)호모사피엔스가 남기는 데이터 발자국의 양은 2년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21쪽)데이터는 “사회적 삶의 일부”다.구글 북스는 단순히 빅데이터가 아니라 롱데이터다. (28쪽)책은 오랜 기간에 걸쳐 우리 문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담은 초상화를 제공한다. (29쪽)다윈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사물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렇게 존재하게 됐을까? 우리가 세상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 이해하려면 오늘날의 상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