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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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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출판 《기획회의》 올해의 출판계 키워드로 쓴 글입니다. “불의한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두 가지지.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의 항쟁, 그리고 그 현장의 진실과 사상을 담은 한 권의 책. 그 기록과 기억이 다음에 오는 혁명의 불꽃이기 때문이지.” 『촛불혁명』에서 김예슬이 소개한 박노해 시인의 말이다.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더 편리한 도구가 출현한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던 출판의 눈앞에서 때마침 100만 촛불들의 열기가 오랜 적폐의 옹벽을 넘어뜨렸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 새로운 생활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넘쳐 나는 이 시대, 우리에겐 이 역동의 현장을 기록할 의무와 함께 담론의 용광로에 앞날을 쏟아 부을 출판 실천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천과 함께, 책의 본질은 기존 권력의 재생산에 불..
편집자로 사는 것, 역시 좋은 일이네요 편집자로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이 무엇일까요. 오래전 이 일을 시작한 이래, 저자로부터 첫 원고를 받아서 읽는 일이야말로 저한테는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우편으로 도착한 봉투를 뜯어서 원고 뭉치를 꺼내거나 전자 우편에 딸린 첨부 파일을 클릭하는 순간은 감격과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죠. 회사를 나온 후, 출판에 관련한 여러 일을 해 왔고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해가겠지만, 그 어떤 일도 첫 원고를 들여다보는 기쁨을 대체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아직 텍스트 덩어리에 지나지 않기에 첫 원고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반적 얼개는 당연히 잡혀 있지만, 전체가 튼튼하도록 단단한 구조를 세우고, 구체적인 세부를 만지고, 새로 넣을 것과 굳이 뺄 것을 고민하는 일을 편집자가 어떻게 해 내느냐에 따라 ‘책’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