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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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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하여(헤르만 헤세) 작가들에게 글쓰기란 언제나 멋지고 흥미진진한 일이다. 그것은 일엽편주에 이야기 한 편을 싣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는 것 혹은 우주 속에서 홀로 비행하는 것에 비견된다. 적절한 단 어 하나를 찾아내고 가능한 말 세 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짓고 있는 문장 전체를 감정과 귀에서 잃지 않는 것, 문장을 다듬고 자신이 선택한 구성 방식을 실현하고 구조물의 나사를 조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장 전체 혹은 책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부단히 감정 속에 현전시키는 것. 이 모든 것은 매우 흥미로운 활동이다. ―헤세 올해 열여덟 번째 책은 폴커 미켈스가 편집한 헤르만 헤세의 『화가 헤세』(박민수 옮김, 이레, 2005)이다. 헤세는 문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화가로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모든 사람을 위한 영화 vs 소수를 위한 영화 오늘 아침 미국의 영화 비평가 데이비드 덴비(David Denby)가 쓴 글을 읽다가 아래와 같은 부분을 마주쳤다.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곱씹어 볼 만한 부분이 많아서 여기에 번역해 둔다. 이 글을 읽으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소설을 쓰는 작가, 모든 이를 위한 시를 쓰는 시인의 재도래를 고대하는 게 다만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사소한 기술적 진전보다는 영혼을 건 위대한 도전에 몰두했던 시대가 그립다. 과거의 위대한 감독들(데이비드 그리피스, 찰리 채플린, 프리드리히 무르나우, 장 르누아르, 월터 랭, 존 포드, 호워드 호크스, 앨프리드 히치콕, 오슨 웰스, 로베르토 로셀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미조구치 겐지, 구로사와 아키라, 잉마르 베리만, 젊은 프랜시스 코플라, 마틴 스콜세즈, 로버트 올트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