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통령의 글쓰기

(3)
촛불과 출판 《기획회의》 올해의 출판계 키워드로 쓴 글입니다. “불의한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두 가지지.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의 항쟁, 그리고 그 현장의 진실과 사상을 담은 한 권의 책. 그 기록과 기억이 다음에 오는 혁명의 불꽃이기 때문이지.” 『촛불혁명』에서 김예슬이 소개한 박노해 시인의 말이다.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더 편리한 도구가 출현한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던 출판의 눈앞에서 때마침 100만 촛불들의 열기가 오랜 적폐의 옹벽을 넘어뜨렸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 새로운 생활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넘쳐 나는 이 시대, 우리에겐 이 역동의 현장을 기록할 의무와 함께 담론의 용광로에 앞날을 쏟아 부을 출판 실천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천과 함께, 책의 본질은 기존 권력의 재생산에 불..
표(表), 보(保), 경(輕), 탐(探), 참(參) ―‘예스24,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로 본 독서 트렌드 표(表), 보(保), 경(輕), 탐(探), 참(參)‘예스24,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로 본 독서 트렌드 올해 상반기 예스24 판매 순위가 어제 발표되었다. 단순한 베스트셀러 트렌드 분석은 편집자로서 별 시사점을 얻을 수 없기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편집자는 ‘미래의 문헌학자’로 살아야 한다. 그는 미리 예측하는 자이지 뒤늦게 쫓아가는 자가 아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외에는 독자들의 밑바닥 움직임을 읽을 수 있는 별다른 계기가 없기도 하므로 여기에 리스트를 본 소감을 간략히 적어둔다. 사실 이 글은 KBS ‘TV 책을 보다’ 자문회의 때 발표했던 것을 짧게 정리한 것이다.베스트셀러를 흔히 ‘용기’ ‘불안’과 같은 독자 심리학으로 분석하지만, 나..
미생, 재생, 신생, 공생 ― 2014년의 독서 트렌드 읽기 KBS의 ‘TV 책을 보다’ 프로그램 자문위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어제 저녁 첫 모임이 있었는데, 부탁을 받아서 발제 형식으로 2014년의 출판을 미생, 재생, 신생, 공생의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 옮겨 둔다. 미생, 재생, 신생, 공생― 2014년의 독서 트렌드 읽기 도서정가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2014년 출판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모든 서적의 할인율을 정가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 법이 통과되고, 지난 11월 21일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올해 내내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최대 90%에 이르는 출혈적 할인으로 재고를 떨어내려 했으며, 독자는 독자대로 정가제 시행 이전에 싼값에 필요한 책을 사 두려 했다. 그에 따라 출판계 전체는 말 그대로 대혼란 상태에서 한 해를 억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