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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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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을 보라 - 김동식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읽다 김동식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드디어 읽고, 작은 글을 하나 썼습니다. 《매일경제》에 실었던 칼럼은 조금 손보아 여기에 올려 둡니다. 이 청년을 보라 청년은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검정고시로 간신히 고등학교를 다녔을 뿐이다. 세상에 나와 주물공장 노동자가 되었다. 뜨거운 아연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했다. 온도를 높이면 어느새 단단한 쇠가 물렁대듯, 상상의 풀무를 밟아 답답하고 억울하고 암담한 현실을 녹이고, 간절한 바람을 덧붙여 가면서 환상적 현실을 빚어냈다.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난 것은 우발적이었다. 아무도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았기에, ‘글 쓰는 법’을 검색해 스스로 배운 후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소설로 옮겼다. 그러고는 평소..
회사보다 소중한 나를 지켜라 - 도교대 교수 강상중이 말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일과 행복 회사보다 소중한 나를 지켜라도교대 교수 강상중이 말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일과 행복 진주박물관에 고전 강의를 하러 기차로 오르내리면서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노수경 옮김, 사계절, 2017)을 완독했다. 본문에 나오는 분류에 따르면, 이 책은 “전철의 이동시간 등을 이용하여 목차, 표제어, 키워드를 체크하는 정도로 건너뛰며” “세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국내에 번역된 저자의 모든 책을 읽은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이 책은 적어도 나한테는 “고전처럼 시간을 들여서 읽지는 않지만 의견이나 감상을 써야 하므로 일정 정도의 집중력으로 끝까지 다 읽는” “일과 관련이 있거나 혹은 그 주변 영역에 관한” 책에도 속한다.번역자의 설명에 따르면, 제목에 적혀 있는 ‘일’은 인간이 행하는 ..
밑줄과 반응 2012년 6월 14일(목) 장인 리처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부산 영산대 한성안 교수의 블로그에는 거의 매일 그가 읽은 신문 기사 중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글이 밑줄 친 상태로 올라온다. 오늘 블로그에 올라온 것은 서울경제 조상인 기자가 쓴 『장인』의 리뷰 글이었다. 리처드 세넷의 책은 예전에 감동적으로 읽었기도 하고, 내 편집자론의(그런 게 있기만 하다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준 책 중 하나여서 무척 반가웠다. 2010년 스피노자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인 저자 세넷은 50여년 전 자신의 스승 한나 아렌트에게서 이같이 배웠다. 호모 파베르의 판단력이 인류를 문제적 상황으로부터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아렌트의 견해에 세넷은 문제를 제기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장인(匠人)의 이미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