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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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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공동체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 같이 읽고 함께 사는 삶을 찾아서 독자를 만나고 싶다 독자들을 실감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였다. 편집자들은 솔직히 말하면 독자를 잘 모른다. 편집자로 일한 시간이 오래될수록 이 격절, 독자로부터의 소외는 심해진다. 때때로 저자 강연회, 사인회, 애독자 모임 등에서 독자를 만나기도 하지만, 관계자 입장이니 선뜻 속마음을 듣기가 어렵다. 독자들은 늘 저 너머에 있다. 책은 분명히 독자들한테 가 닿지만, 독자들은 항상 모니터 건너편이나 판매부수 이면에 흔적으로 존재한다. 편집자는 스스로 자기 분야 책들의 독자가 됨으로써 소외를 극복하려 애쓰지만, 어느 순간 가상과 실재 사이의 격차가 섬뜩할 정도로 벌어지곤 한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과 독자가 읽으려는 책이 천만리 멀어지는 것이다. 나가던 책이 안 나가고, 팔리던 책들이 줄어든다. 초판 ..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왜 중요한가?(밝맑도서관 과학수다 강연) 한 달 전쯤, 두 후배가 지인들과 함께 찾아와 시골마을 도서관에서 과학 강연을 했다. 사이언스북스의 노의성과 프레시안의 강양구가 천문학자인 이명현, 물리학자인 김상욱 두 분과 함께 홍동밝맑도서관에서 ‘과학 수다’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사회를 보면서 몰려든 마을 사람들과 이어진 뜨거운 대화에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행사 때 이명현 선생이 했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과학자들은 하나에서 둘로 바뀌는 순간에 주목합니다. 하나만 있을 때에는 모든 생각은 추정에 불과하지만, 둘로 바뀌는 순간 이론으로 성립합니다. 우주에 떠 있는 수많은 천체들 중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것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어떤 별은 유사도가 지구와 0.88 정도에 이릅니다. 만약 유사도가 1이 되면, 거기에 생명체가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