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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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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14] 교언영색주공(巧言令色足恭) _훌륭한 말솜씨와 잘 꾸민 얼굴빛과 지나친 공손함을 부끄럽게 여기다 5-25 공자가 말했다. “말솜씨가 좋고, 얼굴빛을 잘 꾸미며, 공손함이 지나친 것을 좌구명이 부끄러운 일로 여겼는데, 나 역시 부끄럽게 생각한다. 원망을 감추고 그 사람과 벗하는 것을 좌구명이 부끄러운 일로 여겼는데, 나 역시 부끄럽게 여긴다.” 子曰, 巧言令色足恭,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匿怨而友其人,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배병삼은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새긴다. 말솜씨가 좋고 얼굴빛을 잘 꾸미며 지나치게 공손한 자세를 수치로 여긴 것은 “자신의 이중성을 부끄러워함이니 겉과 속이 다름을 뉘우침”이요, 마음에 원망을 숨기고 그 사람과 벗하는 처세를 수치로 여긴 것은 “남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을 부끄러워함”이다. 전자는 자기 행동에 대한 성찰, 곧 충(忠)이고, 후자는 타자에 대한 자기 성실성의 성찰..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8] 삼사이후행(三思而後行) _ 세 번 생각하고 행하다 5-20 계문자는 세 차례 생각한 후 행했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이야기했다. “두 번이면 된다.” 季文子三思而後行. 子聞之, 曰, 再斯可矣. “사람이 항상 생각하지 않는 탓에 죄를 짓는다.” 하고 다산은 말했다. 어떤 일을 행하기에 앞서서 사태의 이치를 깊이 따져 물어 나아갈 길을 똑바로 하는 일은 당연하다. 문제는 생각을 지루하게 끌다가 행할 때를 놓칠 수도 있고, 생각만 하다가 해도 전혀 행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 생각하되 얼마만큼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만 생각해도 충분하다는 공자의 말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옳은 일을 행할 때에는 일단 실천부터 하고 볼 일이지 생각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 수도 있고, 막상 일을 당하면 실행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깊이 생각하는 척만 한다고 비난하..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2]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배우고 때에 맞추어 익히다) 1-1 공자가 말했다. “배우고 때에 맞추어 그것을 익히면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역시 군자답지 않겠는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子曰),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먼저, 자왈(子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자(子)는 ‘선생’이라는 뜻입니다. 본래 경대부(卿大夫)를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스승을 공자로 부른 것은, 그가 노나라에서 대부를 지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자는 스승-제자 관계를 창시한 사람이었으므로, 이 말은 점차 스승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대개 공자(孔子), 맹자(孟子), 노..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德者本也, 財者末也) 『시경』에 이르기를, “은(殷)나라가 아직 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았을 때 능히 하늘의 짝이 될 수 있었네. 마땅히 은나라를 살필지어다. 큰 명(命)은 (지키기) 쉽지 않으니.”라고 했다. (이는) 뭇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뭇 사람(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군자는 먼저 덕을 삼가는 것이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땅이 있고, 땅이 있으면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쓰임이 있는 것이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 근본을 멀리하고 말단을 가까이한다면, 백성들을 다투게 하고 빼앗음을 베푸는 꼴이다. 이런 이유로 재물을 모으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물을 흩으면 백성은 모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말이 어그러져서 나가면 또한 어그러..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민지부모(民之父母, 백성의 부모) 『시경』에 이르기를, “즐겁구나, 군자여, 백성의 부모로다.”라고 했다.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니, 이런 이를 백성의 부모라고 부른다. 『시경』에 이르기를, “우뚝하구나, 저 남산(南山)이여, 바위만 첩첩하도다. 밝디밝구나, 태사(太師)와 윤씨(尹氏)여, 백성들이 모두 그대들을 우러르는구나.”라고 했다. 나라를 가진 사람은 삼가지 않을 수 없으니, 치우치면 천하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詩云, 樂只君子, 民之父母. 民之所好好之, 民之所惡惡之, 此之謂民之父母. 詩云, 節彼南山, 維石巖巖. 赫赫師尹, 民具爾瞻. 有國者不可以不愼, 辟則爲天下僇矣. 전(傳) 10장을 계속 읽겠습니다. 오늘 읽을 부분은 『시경』의 구절을 빌려 혈구(絜矩, 자로 헤아림)의 도를 해설합니다...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소장호신불서이능유제인자(所藏乎身不恕而能喩諸人者) 미지유야(未之有也)(몸에 간직한 바가 서(恕)가 아니면서 능히 남을 깨우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있지 않..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어짊[仁]으로써 이끌자 백성들이 (기꺼이) 그 가르침을 따랐다. 걸임금과 주임금이 천하를 포악함으로써 이끌자 백성들이 (마지못해) 그 가르침을 따랐다. 그 명령하는 바와 그 좋아하는 바가 반대여서는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군자는 자기에게 (어짊이) 있은 이후에야 비로소 남한테서도 (그 어짊을) 구하고, 자기에게서 (포악을) 없앤 이후에야 비로소 남한테 (그 포악을) 아니라고 한다. 몸에 간직한 바가 서(恕)가 아니면서 능히 남을 깨우친 사람은 아직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데 달려 있는 것이다. 堯舜帥天下以仁, 而民從之. 桀紂帥天下以暴, 而民從之. 其所令反其所好, 而民不從. 是故, 君子有諸己而後求諸人, 無諸己而後非諸人. ..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신독(愼獨, 홀로 있음을 삼가다) 소인은 일 없이 홀로 있을 때 선하지 않은 일을 하는데, [끝내] 못 하는 짓이 없음에 이른다. 그러다 군자를 만나면 슬그머니 가리면서 그 선하지 않음을 감추고 그 선함을 드러내려 한다. [그러나] 남이 자신을 보면, 그 폐와 간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으니, 그렇다면 [숨김과 드러냄이] 어찌 보탬이 있겠는가? 이를 일컬어 [마음]속이 정성스러우면 바깥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小人閒居爲不善, 無所不至, 見君子而后厭然, 揜其不善, 而著其善. 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 則何益矣? 此謂, 誠於中, 形於外, 故君子必愼其獨也. 지난주에 이어서 전(傳) 6장을 읽겠습니다. 계속해서 ‘성의(誠意,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를 부연하여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본래 군자는 백..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전왕불망(前王不忘, 앞 임금을 잊지 못하다) 『시경』에 이르기를, “아아, 앞 임금을 잊지 못하겠네!”라고 했다. 군자는 그 현명함을 현명하게 여기고 그 친함을 친함으로 여긴다. 백성들은 그 즐겁게 해 준 바를 즐거움으로 여기고, 그 이롭게 해 준 바를 이로움으로 여긴다. 이 덕분에 세상을 떠났지만 잊지 못하는 것이다. 詩云, 於戱, 前王不忘! 君子賢其賢而親其親, 小人樂其樂而利其利, 此以沒世不忘也. 오늘 읽은 문장은 지난주에서 이어진 것입니다. 군주가 지극한 선함에 머무르면[止於至善] 그 덕이 당대에만 미치는 게 아니라 후세에까지 이어져 영향을 미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 구절씩 읽겠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아아, 앞 임금을 잊지 못하겠네!”라고 했다. 詩云, 於戱, 前王不忘!『시경』 「주송(周頌)」 편에 나오는 「열문(烈文)」이라는 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