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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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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준, 정우, 전혜린, 전태일, 또 다른 삶을 꿈꾸다 《문화일보》 서평. 이번에는 박숙자 선생의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푸른역사, 2017)를 다루었습니다. 『속물 교양의 탄생』(푸른역사, 2012)에 이어서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독고준, 정우, 전혜린, 전태일, 또 다른 삶을 꿈꾸다 박숙자,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푸른역사, 2017) 읽으면서 가슴이 찢겼다. 때때로 울컥하기도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고, 늙으신 어머니가 겹쳤다. 평생을 노동으로 자신을 증명했던 아버지는 ‘죽지 않은’ 태일이었고, 공장에서 ‘다행히’ 정년을 한 어머니는 상경하지 않은 영자였다. 달동네에서 자라 문학을 하고, 또 책을 만들며 살았던 나 자신은 이 책에서 다룬 준과 정우와 혜린의 정신적 파편이자 후예였다.준은 『광장』의 독고준이고, 정우는..
우리는 항상 광장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왔다 갔을 뿐이죠 _ 김민섭, 이민경, 천주희를 만나고 나서 이번호 《기획회의》 특집은 ‘2017년 기대되는 신예 저자들’이다. 작년에 책을 낸 신인들 중에서 주목할 저자를 큐레이션 해서 소개하는 특집이다. 그 앞머리에 『대리사회』(와이즈베리)의 김민섭,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봄알람)의 이민경,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사이행성)의 천주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들이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감수성을 솔직하게 담았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작년 말에 ‘올해의 책’으로 여기저기 추천한 책들이었다. 세 사람의 속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사회를 수락한 후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한 후 마음을 다져먹고 정담을 진행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소 부끄러웠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의 신년 ..
『삼국지』『해리 포터』…독자는 소설에 매혹됐다(중앙일보) 《중앙일보》에 민음사,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등 주요 문학 출판사를 중심으로 열다섯 군데 출판사의 역대 베스트셀러에 대한 분석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리스트를 넘겨받아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와 함께 분석해 보았습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아무리 문학 작품이 기본 부수를 팔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해도, 역시 슈퍼 베스트셀러는 문학이었습니다. 그다음이 이른바 문학의 한 부류로 볼 수 있는 에세이였죠. 리스트에는 빠져 있지만, 그다음은 아마도 학습서 또는 실용서일 겁니다.슈퍼 베스트셀러들이 문학으로 쏠려 있는 것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될 만한 초기의 어떤 문턱을 넘어서고 나면, 누구나 재미와 감동과 정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 양식이기 때문일 겁니다. 특정 욕구가 있는 사람들뿐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