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식사에 와인을 곁들입니다.
와인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지요. 우선 향미가 있습니다. 요리를 보완해주는 풍성한 맛이 있습니다. 또 알코올이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이 살아 있도록 해주는 알코올 말입니다. 와인은 우리가 가진 모든 감각을 풍부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식사 마지막에는 그라파(포도로 만드는 독한 술)를 마실 겁니다. 그런데 그라파는 한 가지뿐입니다. 알코올뿐이죠. 그라파는 와인을 증류한 것입니다.
인간성에는 많은 것이 포함됩니다. 열정, 호기심, 이성, 이타주의, 창의성, 이기심…
그러나 시장에는 단 하나, 이기심만 있습니다. 시장은 인간성을 증류한 것이지요.
여러분이 할 일은 그라파를 다시 와인으로 돌리는 것, 시장을 다시 인간성으로 돌려놓는 것입니다. 이건 신학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실의 문제이고, 진리의 문제입니다.
_ 마크 카니, 『초가치』, 이경식 옮김(윌북, 202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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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체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경제인 등과의 만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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