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대형 체인서점들의 출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 그 의미를 짚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온라인서점, 대형 체인서점, 독립서점 등이
앞으로 전략적 차별성을 각각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지겠죠.
현재 늘어나고 있는 대형서점이 과연
진열 공간 부족을 해소하는 방향일지,
특정 베스트셀러의 집중 판매에 불과할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와 서점 간의 공급률 이슈 등 가치사슬의 균열이
여러 가지 차원에서 본격화할 가망성이 높습니다.
몇 마디 말을 보탰기에 아래에 옮겨 둡니다.
침체 출판시장서 공격적 출점… 교보·영풍의 역발상 경영
오프라인 대형서점의 매장 확대 셈법은?
2016년 이후 32곳 개점
교보·영풍 전체 매장의 45%
온라인 신규고객 발굴 한계
대형 복합쇼핑몰에 잇단 입점
고객 접근성 높이고 매출 제고
서점 중기적합업종 해제 앞두고
알라딘·예스24, 중고매장 확대
중소서점들 "생존 위협" 우려도
대형 서점들이 ‘출점 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로 급속히 매장을 늘리고 있다. ‘빅2’인 교보·영풍문고는 전체 매장(71개)의 45%인 32개를 2016년 이후 2년3개월 새 집중적으로 열었다. 독서율 감소로 침체를 겪고 있는 서점업계가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신규 고객 발굴은 물론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해제라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입지 선점 전략이란 분석이다.
◆ 교보·영풍 출점 경쟁
전쟁의 서막은 교보가 올렸다. 2015년 매장 수 22개였던 교보문고는 2016년 한 해에만 동대문 바로드림센터 등 9개를 개점했다. 지난해엔 합정점 등 7개 점, 올해는 지난 1월 광주 상무지구센터를 열어 총 34개 점을 운영 중이다. 수도권에 집중하던 교보는 2년 전부터 부산 해운대 바로드림센터, 경성대·부경대센터, 세종시 세종 바로드림센터 등 지방으로 매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업계 2위인 영풍도 금세 교보를 뒤쫓았다. 영풍은 지난해부터 서점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매장 수를 늘리는 데에 직영 체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에서였다. 2016년 26개던 영풍문고 매장 수는 현재 37개로 늘어났다. 올해도 3~4월 강남포스코점, 가산마리오점 등 5개 매장을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영풍은 지난달 업계 3위인 서울문고 지분 27.78%를 사들인 데 이어 영풍 계열사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씨케이가 서울문고 지분 22.22%를 매입해 총 50.0%의 지분을 확보했다.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서울문고가 운영하는 반디앤루니스 점포 14개는 사실상 영풍문고 계열사가 된다.
◆대형 서점들의 복잡한 셈법
이 같은 ‘서점 출점 대전’은 온라인 장사로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교보 관계자는 “온라인 서점에 방문하는 사람은 ‘원하는 책을 빨리 싸게 사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지만 책을 읽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접속조차 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에서 독자들이 책을 접하는 접점을 늘리고 책을 구매하게끔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스타필드 하남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개점한 영향도 컸다. ‘복합쇼핑몰 내 대형 서점 입점’은 업계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대형 서점이 쇼핑몰 모객에 기여하는 데다 쇼핑몰 내 적절한 휴식 공간까지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쇼핑몰업계는 대형 서점 임대료를 낮춰주면서까지 입점을 반긴다.
오프라인 서점 시장이 본격적인 격전지가 되기 전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오프라인 서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있다. 이 규제 적용 기한은 내년 2월. 권고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중고 서점을 신간 취급 서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규제 일몰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알라딘과 예스24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중고 서점 매장을 늘리고 있다.
◆출판사들은 환영하지만…
출판사들은 대부분 이 같은 출점 경쟁을 환영하는 입장인 반면 중소 서점은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한 해 출간되는 책이 8만여 종에 육박하는 데 비해 오프라인에는 책을 진열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출판사들이 반기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중소 서점 단체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대형 서점의 공격적 출점과 출판사 공급률 문제 등을 놓고 21일 지역 서점 조합 대표를 모아 비상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박대춘 연합회 회장은 “중·고교 참고서만이라도 중소 서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형 서점의 출점 전쟁으로 지역 서점들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한국서점 편람 2018에 따르면 전국 중소 서점 수는 2013년 1625개에서 2015년 1559개, 지난해 1536개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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