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에 나온 기사입니다.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실려서 화제가 된 계간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의 재판을 찍는다는 보도입니다. 그 의미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문단 뒤흔든 ‘황해문화’… 이례적 추가 발행(2017년 겨울호) 결정
독자 주문 폭증… 설 이후 재공급
최영미의 시 ‘괴물’이 문단을 뒤흔들면서 그 시발점이 된 인문종합교양 계간지 ‘황해문화’가 새롭게 주목(2월 8일자 1면 보도)을 받자 해당 시가 실린 2017년 겨울호(통권 97호)를 구해 읽으려는 독자들의 주문이 폭증, 이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단행본이 아닌 계간지를 추가 인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황해문화’를 발행하는 새얼문화재단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서점의 재주문과 신규 구독자의 요청으로 추가 인쇄를 결정했다”며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해문화’는 대부분 후원회원과 정기구독 회원에게 발송하고, 전체의 10%가량만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통한다. 0.1%만 보관용으로 남기고 재고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벌어지자 보관용마저 즉시 소진됐다. 직원들에게 나눠준 책까지 다시 회수했지만 감당할 수 없어 추가 인쇄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황해문화’는 수익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상업 출판물이 아니므로 추가 인쇄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특정 시점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담론을 다루고 이슈를 3개월 동안 소화하는 것으로 계간지의 임무는 다한다고 새얼문화재단은 판단해 왔다. 그 이후에는 도서관 등에 보관된 자료 형태로 연구자들이 찾아보는 방식으로 소비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재고가 남지 않도록 인쇄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황해문화’는 일반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키로 했다.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은 “추가 인쇄도 영광이며, 재고가 남더라도 ‘황해문화’가 안고 가야 할 몫이고, 책을 구해 직접 만지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못 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편집위원회의 결정이었다”며 추가 인쇄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추가 인쇄에 출판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민음사 대표를 역임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문학동네’ 세월호 특집 등을 제외하면, 계간지를 다시 찍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장은수 대표는 “‘황해문화’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중요한 담론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하지만 그 중요한 역할을 한 것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존재였다”며 “이제 ‘황해문화’가 지역을 넘어서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됐는데, 그동안 ‘황해문화’의 역량이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발행일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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