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쓰고 독자는 읽는다. 출판은 저자와 독자, 쓰기와 읽기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책을 쓰는 것은 저자이지만, 책이 독자 손에 전달될 때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노고를 보탠다. 저자와 독자 사이에 도대체 누가 존재하고, 그들은 어떤 일을 하는가? 최근 온라인 매거진 버슬의 맬리사 랙스데일이 기사로 정리했기에, 여기에 옮겨둔다.
(1) 첫 번째 독자들 ― 책을 쓰고 나면 저자들은 에이전트나 편집자에게 보내기 전에 첫 번째 독자들한테 읽힌다. 주로 가족이나 친구나 동료 작가들이다. 그들의 너그러움과 격려가 없었다면 아마도 많은 책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2) 에이전트 ― 한국에는 흔하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해서 저자의 권리를 대변해 주는 에이전트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 원고가 들어오면, 에이전트는 그 책을 출판사에 보내고, 편집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대행한다.
(3) 편집자 ― 편집자의 지칠 줄 모르는 노동 없이 어떤 책도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책에 편집자 한 사람이 붙어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교열 전문 편집자로부터 원고를 대규모로 뜯어고치는 개발 편집자에 이르기까지 원고에 빨간 펜을 들고 달려드는 많은 이들이 있다. 이들이 모두 편집자로 불린다.
(4) 번역자 ― 번역자는 출판의 숨은 영웅들이다. 그들은 저자의 말투, 뉘앙스, 문체를 파악한 후, 다른 언어권 독자도 원어 독자들과 똑같은 느낌을 누릴 수 있도록 책을 다시 고쳐 쓴다.
(5) 북 디자이너 ― 우리는 책을 표지를 보고 판단한다. 표지 디자이너의 고된 노동 없이 눈길을 사로잡는 표지가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서체에서부터 책의 크기와 재질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을 챙기는 또 다른 디자이너도 있다. 디자이너는 책의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책임진다. 그 경험은 독자들이 느끼듯이 어떤 책을 즐기는 데 통합되어 있다.
(6) 홍보 담당자 ― 홍보 담당자는 사람들에게 책과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인터뷰, 이벤트, 기자간담회 등을 조직한다. 전문 서평가 수백 명한테 책을 발송하고, 언론 인터뷰와 서평을 조율하며, 저자가 이미지와 존재감을 유지하는 걸 돕는다.
(7) 마케터 ― 광고에서부터 소셜미디어까지 모든 것을 챙겨 가면서 마케터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책을 팔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한다. 마케팅 활동은 일상의 토대에서 창조성과 실현성을 균형 잡아 준다. 마케팅 작업은 출판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8) 인턴과 보조 ― 인턴과 보조의 강도 높은 노동이 없다면 아마도 출판사는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로는 무상으로, 때로는 저임금으로 그들은 책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해낸다.
(9) 서평가와 기자 ― 편집 과정에 들어가면 홍보 담당자는 교정지 복제본을 만들어 서평가들과 언론에 제공하기 시작한다. 독자들이 책을 발견하는 것을 돕는 게 언론과 서평의 일이다.
(10) 서점원과 사서와 교사 ― 이들은 적절한 책이 적절한 독자들한테 전달되게 만든다. 그들은 누구보다 많이 읽고, 누군가 말을 걸어올 때마다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방대한 책 지도를 이용해서 추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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