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미래』 출간을 기념해서 《매일경제》 김슬기 기자와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책에 담지 못한 말을 얹어서 독자에게 알리는 것일 텐데,
이번 인터뷰에서 꼭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은 ‘출판이 저절로 즐거워지는 법’이었습니다.
김슬기 기자가 고맙게도 잘 풀어주었네요.
“페이퍼 비즈니스에 묶여 있으면 출판이 답답하지만,
그걸 뛰어넘으면 출판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으면 출판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된다.
출판의 미래는 그곳에 있다”
아래에 전문을 옮겨 둡니다.
◆ 저자와의 대화 / 『출판의 미래』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출판의 미래는 어둡지 않나요?” 대답은 “천만에요”였다.
『출판의 미래』(오르트)를 펴낸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48)는 민음사 대표를 지내며 20여 년간 편집자로 잔뼈가 굵은 출판인이다. 그가 이번에 펴낸 책이 주목받는 것은 올드미디어 하락세가 완연한 가운데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말하고 있어서다.
장 대표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전 세계 출판 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데 실패하면서 정체에 빠진 국내와 달리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장은 다양한 인수·합병과 적극적인 디지털 비즈니스로 인해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 책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출판 시장을 거시적인 시야로 조감해준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아마존이 유통을 장악하고, 합병으로 탄생한 펭귄랜덤하우스 등 ‘슈퍼 자이언트 시대’가 열렸다. 이런 환경을 국내에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언어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거인들의 공습이 시작될 것이다. 『해리포터』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이 늘고 있다. 국내 출판계도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서 경쟁력을 갖추든지, 한국적인 팬덤의 특징을 활용하든지 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국내 시장에선 혜민, 채사장 등 저자를 중심으로 독자들이 자발적 팬이 되는 ‘팬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소 출판사에는 이런 경향이 오히려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하게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 생존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날 출판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은 책 대신 손에 쥔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정보혁명에서 유통되는 건 짧은 글이다. 독자가 줄고 있는 건 사실이다. 긴 글 읽기를 어떻게든 습관화시키고 독자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을 출판인들은 자신의 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책을 만들어 파는 게 임무였다면 미래의 출판은 읽기 습관을 만들어내는 게 과제라는 것이다.
책 서문에는 “출판은 영원한 벤처이니 편집자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날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박맹호 민음사 회장 말을 인용했다. 그는 “오늘날 출판 비즈니스에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페이퍼 비즈니스에 묶여 있으면 답답하지만, 그걸 뛰어넘으면 출판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으면 출판은 하고 싶은 일이 된다. 출판의 미래는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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