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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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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서평] 돗자리 짜던 유비, 황제까지 오른 비결은? 짧은 시간에 두꺼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은 꽤 즐거운 도전이다. 덕분에 하루 정도 책에 온전히 헌신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래서 이 시간이야말로 책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해 준다. 이번에 다룬 책은 장쭤야오의 『유비평전』(남종진 옮김, 민음사, 2015)이다. 아래에 옮겨 적어 둔다. 돗자리 짜던 유비, 황제까지 오른 비결은?유비평전 / 장쭤야오 지음, 남종진 옮김 / 민음사 읽으면서 알았다. 마음이 문장과 호응해 스스로 기뻐하고, 몸이 이야기의 흥에 맞춰 저절로 들썩인다는 것을. 가뭄과 역병에 온 나라가 시달리는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읽기에 ‘삼국지’만큼 흥미로운 것은 역시 없다. 두꺼워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빨리 끝마치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재미있는 책은 역시 적당히 내용을..
[뉴스 속 후한서] [삶의 향기] 내 얼굴의 반쪽을 그린 초상(중앙일보) 어제 《중앙일보》 삶의 향기에 미술 평론가인 손철주 선생의 칼럼 「내 얼굴의 반쪽을 그린 초상」이 실렸다. 선생이 쓴 책과 글에 오래전부터 감탄해 오던 터라서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읽었다. 친한 화가가 그려 준 얼굴 반쪽의 초상을 걸어 두고, 스스로 부족함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리라는 내용이었다. 언제나 느껴 왔듯이 선생의 글에는 격조가 있는데, 특히 이번 칼럼은 조선의 선비가 쓴 족자를 걸어 두고 쓴 명(銘)을 읽는 기분이어서 더욱 깊은 맛이 들었다. 칼럼 중간에 『후한서』를 인용한 부분이 있었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의 전형으로 칭송받는 후한의 재상 유관(劉寬)의 이야기였다. 내 평생의 병통을 요약하는 말이 있다. 바로 ‘질언거색(疾言遽色)’이다. 질언거색은 ‘나오는 말이 급하고, 낯빛이 금방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