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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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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명문장] 욕거구이(欲居九夷, 구이 땅에서 살고 싶다) 선생님께서 구이(九夷) 땅에서 살고 싶어 하셨다. [그러자] 누군가 말했다. “누추한데 어떻게 하시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거기에 산다면, 무슨 누추함이 있겠느냐?”子欲居九夷. 或曰, 陋, 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 『논어』 「자한(子罕)」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구절은 「공야장」 편에 나오는 “도가 행해지지 않아서 뗏목을 타고 바다를 떠돈다면[道不行, 乘桴浮于海]”이라는 구절과 같이 읽어야 한다. 사실 공자는 혼란한 세상을 떠날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여러 나라를 편력하면서 천하를 구하고자 하는 자신의 포부가 수용되지 못하는 현실에 때때로 좌절하곤 했다. 그래서 탄식하듯이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우선해서 읽어야 할 것은 ‘구이(九夷)’의 장소적 실체가 ..
[한시 읽기] 최영년(崔永年)의 제호탕(醍醐湯) 醍醐湯 崔永年(梅下山人) 年年滌暑太醫方百煉烏梅白蜜湯拜賜宮恩如灌頂仙香不讓五雲漿 제호탕 최영년 해마다 더위를 식혀 주는 내의원 처방오매육, 꿀을 백 번 달여 만든 탕.절하고 받은 임금님 은혜가 정수리에 물을 부은 듯하고오묘한 향기는 아름다운 술에 지지 않는다. (1) 이 시는 구한말, 일제 때 사람인 최영년(崔永年, 1856∼1935)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실려 있다. 최영년은 자는 성일(聖一), 호는 매하산인(梅下山人)으로 신소설 『추월색(秋月色)』의 작가인 최찬식(崔瓚植)의 아버지이다. 설화집 『실사총담(實事叢譚)』(1918)과 악부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를 남겼다. 죽지(竹枝)는 죽지사(竹枝詞)의 일종으로 칠언시로 특정 지역의 인물, 풍속 등을 기록한 시 형식을 말한다.(2) 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