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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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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슬픔으로부터 태어났다 세월호 3주기 날입니다.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중앙선데이》에 4주마다 한 번씩 쓰는 칼럼. 문학과 슬픔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인류 최초의 문학인 『길가메시 서사시』는 친구 엔키두의 죽음을 슬퍼하는 영웅 길가메시로부터, 『일리아스』는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분노하는 영웅 아킬레우스로부터, 「공무도하가」는 백수광부과 그 처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여옥으로부터 태어났습니다. 문학의 기원에는 슬픔이 있습니다. 문학은 슬픔으로부터 태어났습니다. 문학은 슬픔으로부터 태어났다 날이 풀렸다 싶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앞 냇가를 걷는다. 새벽 첫 빛에 어슴푸레 반짝이는 물살들. 물결이 가볍게 뒤척일 때마다 몸속에서 물이 함께 출렁인다. 푸석한 삶을 견디다 못해 물소..
최근 출판의 4가지 베스트셀러 전략(대산문화) 베스트셀러는 늘 사후적 탐구의 대상이다. 책이 언제, 어떻게, 왜 팔리는지 미리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쩌다 살짝 감이 있다. 내용을 읽고 콘셉트를 뽑고 배열을 고민하고 디자인을 구상하면서 독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순간, 이 책은 다들 좋아해 주겠구나,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베스트셀러는 통로이고 상징이다. 그 책을 읽는 독자를 보여 주고, 그 책이 있는 사회를 드러낸다. 모두 같이 꾸는 꿈 같다. 꿈꾸고 난 다음엔 누구나 한마디 말을 보탤 지도가 되지만, 아무도 일부러 그 지도를 그릴 수는 없다. 책은 ‘소수 미디어’에 속한다. 수천 명 정도, 잘해야 수만 명 정도, 내용에 대한 깊은 관심과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이 주로 읽는다. 베스트셀러는 비정상, 즉 제 영역을 넘어서 증..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체크 · 당통의 죽음』(홍성광 옮김, 민음사, 2013)을 보고 읽고 듣다 어떤 책은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내 삶으로 들어온다. 요즘 읽은 책 중 하나인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체크 · 당통의 죽음』(홍성광 옮김, 민음사, 2013)이 그렇다. 사실 나는 이 작품에 대해 잘 몰랐다. 뷔히너라면 작품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고,(물론 대학 다닐 때 『당통의 죽음』을 읽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게오르크 뷔히너 상이라는 독일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에 붙은 이름으로 주로 들어 보았을 뿐이었다. 물론 이 문학상이 범상치 않은 것인 만큼 그 작품의 무게와 깊이도 남다를 것이 틀림없어 보였지만, 희곡이라서 그런지 좀처럼 읽어 볼 마음이 일지 않았다.그런데 기적처럼 뷔히너의 희곡을 읽게 된 계기가 연속으로 내 삶에서 일어났다. 그 첫 번째는 풍월당 대표이자 음악 평론가인 박종호 선생과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