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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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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바이러스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1852)에서 마르크스는 말했다. “헤겔은 어딘가에서 세계사의 모든 위대한 사건과 인물은 두 번 등장한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그가 잊고 덧붙이지 않은 말이 있다. 첫 번째는 비극, 두 번째는 소극(farce)이라는 점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프랑스 혁명 직후에 등장한 나폴레옹이고, 소극의 주인공은 1848년 혁명 이후에 나타난 그 조카 나폴레옹 3세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이 사건은 부르주아의 본질을 폭로했다. “만일 민주주의의 가치(자유, 평등, 박애)를 버리는 것이 곧 경제적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 부르주아 계급은 언제든지 그 가치를 차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새로운 보나파르트인 ‘스트롱맨’ 도널드 트럼프 역시 같은 사실을 드러낸다. “미국의 많..
SNS 민주주의(?)의 종언 지난 며칠 동안, 전 세계가 미국의 몰락을 생생히 지켜보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거짓에 부추겨진 폭도들이 의회를 점령해 선거를 통한 합법적인 정권 교체를 부정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로써 선연히 파산했다. 미국을 망가뜨린 것은 트럼프 개인이 아니다. 리더십은 중요하나, 한 사람의 저열한 품성에 모든 원인을 돌리는 것은 지적으로 무책임하다. 미 의회를 점거한 ‘반역자들’은 ‘선거 부정’이라는 가짜 뉴스에 속아 넘어가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몰려든 평범한 시민들이다. 대부분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들일 것이다. 이들을 극단주의자로 만든 진짜 범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확히 말하면 가짜뉴스를 확산하고 증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이들은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