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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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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중독자로 살아가기 이번 주부터 《매일경제신문》에 칼럼을 연재합니다. 첫 번째 칼럼은 읽기중독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읽기중독자로 살아가기 도서관이나 박물관이나 학교나 사회단체에 강연 가는 일이 잦다. 읽기를 퍼뜨리는 일이 소명임을 받아들인 후, 일정을 가릴 뿐 비용을 따지지 않아서다. 약력을 요청받으면 첫 줄에 정성껏 적는다. ‘읽기중독자’.큰 축복을 받아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왔다. 한눈팔 겨를도 없었다. 책을 읽고 만들고 쓰는 일로 인생 전부를 채울 수 있었다. 다른 일을 한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세 권쯤 책을 읽고, 밑줄 그은 것을 가끔씩 옮겨 적고, 때때로 무슨 책을 만들까 고민하면서 살아왔을 뿐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 일만 계속할 것이다.나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영화도 벌써 포기했다. 가..
읽기에 헌신하는 삶을 위한 세 가지 방법 그러니까 스페인 여행 이후, 나는 조금 더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말라가의 푸르른 지중해 바다 앞에서, 문득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는가 하는 물음이 떠올랐는데, 여행 내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읽기만이 내 인생의 유일한 근거였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읽는 것이 나의 도약대이자 진지이고 무덤이어야 하는 것이다. 편집자의 삶이란, 읽고 쓰는 일에는 오히려 지쳐 있기 마련이어서 자칫하면 진행하는 책 외에 자발적 독서가 증발하는, 읽기의 사막에 사는 데 익숙해지기 쉽다. 책을 둘러싼 수많은 전략과 전술의 난무가 읽기의 순박한 즐거움을 앗아 버리는 역설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정화인 책을 다루는 편집자가 정신적 공허에 시달리는 기묘한 삶의 아이러니.스페인에서 돌아오면서 나는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