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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좌표를 잡으려면 트렌드 책이 아니라 문학을 출판현장에선 요즈음 트렌드 책들을 기획하고 집필하고 편집하느라 한창 분주하다. 한 달 남짓 지나면,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내다보는 책들이 쏟아질 것이다. 한 해 유행을 어떤 기묘한 언어로 정리할지 무척 궁금하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로 인한 변화의 속도는 가파른데, 인간이 이에 적응하는 속도는 완만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기에는 누구나 얼이 빠지고 정신이 나간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는데, 주말이 다가올 무렵이 되면 ‘내가 뭐 했지’ 하는 기분에 시달린다. 이를 ‘공허감’이라 하는데, 현대의 가장 무서운 질병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리를 알려고 한다. ‘내가 있는 이 순간은 어느 때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여름에 읽기 좋은 우리 문학 예스24에서 여름마다 내는 전자 잡지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기획 코너 ‘여름에 읽기 좋은 우리 소설’에 짤막한 글을 하나 썼다. 아래에 옮겨 둔다. 문학과 관련해서 세상에 떠도는 말들 중 듣기 괴로운 말이 있는데, 이른바 ‘문단 4대 천왕’과 같은 말이다. 어디에서 연유한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공지영, 김훈, 신경숙, 황석영 등 소설책을 내기만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작가들을 가리키는 말인 듯한데, 이건 무슨 무협 세계도 아니고, 말초적 호기심을 달구어서 세속적 관심이나마 끌어 보려는 속셈이 어쩐지 아프고 불편하다.문학이란 제자리에서 각자의 모양으로 피어나는 야생초와 같다. 네 가지 풀 말고도 어떤 풀이든 상관없이, 이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삶의 온실 가스를 빨아들여 청량한 산소로 바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