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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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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양반부부, 낮엔 대화하지 않았다 《문화일보》에 두 주에 한 번 쓰는 서평입니다. 이번에는 채백의 『조선시대 백성들의 커뮤니케이션』(컬처룩, 2018)을 다루었습니다. 조선후기와 개화기의 소설을 분석하여, 역사에 기록을 남기지 못한 일반 민중들의 소통 방법을 복원하려 한 흥미로운 학술서입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조선시대 양반 부부, 낮엔 대화하지 않았다채백, 『조선시대 백성들의 커뮤니케이션』(컬처룩, 2018) 역사에는 항상 힘이 작용한다. 문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이가 드물었던 시대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쉬웠다. 책을 불사르고 사람을 묻는 한이 있어도, 권력자들은 ‘용비어천의 노래’를 기어이 남기고 싶어 했다. 패자는 승자의 상대로나마 기록되었지만, 일반 민중들은 역사에 한 줄을 얻기 어려웠다. 로버트 냅의 말처럼 그들은 ‘보이..
[한시 읽기] 최영년(崔永年)의 제호탕(醍醐湯) 醍醐湯 崔永年(梅下山人) 年年滌暑太醫方百煉烏梅白蜜湯拜賜宮恩如灌頂仙香不讓五雲漿 제호탕 최영년 해마다 더위를 식혀 주는 내의원 처방오매육, 꿀을 백 번 달여 만든 탕.절하고 받은 임금님 은혜가 정수리에 물을 부은 듯하고오묘한 향기는 아름다운 술에 지지 않는다. (1) 이 시는 구한말, 일제 때 사람인 최영년(崔永年, 1856∼1935)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실려 있다. 최영년은 자는 성일(聖一), 호는 매하산인(梅下山人)으로 신소설 『추월색(秋月色)』의 작가인 최찬식(崔瓚植)의 아버지이다. 설화집 『실사총담(實事叢譚)』(1918)과 악부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를 남겼다. 죽지(竹枝)는 죽지사(竹枝詞)의 일종으로 칠언시로 특정 지역의 인물, 풍속 등을 기록한 시 형식을 말한다.(2) 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