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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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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정년퇴직 지난달, 제주 독립책방 연합에 초대를 받아 강연 겸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밤마다 나누었는데, 올해 환갑을 맞은 편집자 선배 한 분이 드디어 정년퇴직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아, 아쉬우면서 또 감격스럽다.출판과 같은 영세하고 변동성이 높으면서도 높은 지적 수준이 필요한 산업에서 평생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른 분야 사람들은 잘 모른다. 심지어 출판계 내부에서도 좀처럼 짐작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 선배 역시 학술서와 교양서 분야에서 주목할 명성이 있었고, 나중에는 공기관의 출판 담당으로 일했기에 인생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본다.말이 나온 김에 ‘편집자의 직업 경제’를 들려주고 싶다. 25세에 연봉 2400만 원으로 편집자 일을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해마다 5% 정도 연..
박진영의 『책의 탄생과 이야기의 운명』(소명출판, 2013)을 읽다 책의 탄생과 이야기의 운명 박진영 지음/소명출판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글은 대개 번민의 산물이지만 또 여가의 결과이기도 해서, 시절이 작은 겨를조차 앗아 갈 때에는 이곳은 좀처럼 채워지지 못하고 텅 비게 된다. 그사이 이런저런 글도 몇 편 쓰고, 책도 십여 권 읽었지만 마음이 전혀 따르지 못해서 여기에 옮겨 두지 못했다. 입시를 앞둔 아이들 탓에 여행을 떠나기 힘든 긴 연휴를 틈타 서재를 정리한 후에야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꾸준한 마음이 계속될지 모르나, 일단 내키는 대로 계속 적어 볼 요량이다. 근대 자본주의와 책의 불멸성과 편집자의 운명에 대해 고민하는 이라면, 박진영의 『책의 탄생과 이야기의 운명』(소명출판, 2013)을 한 번쯤은 읽어야 할 것이다. 대한제국의 소멸과 일제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