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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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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1위 장기 독주, 슈퍼베스트셀러의 소멸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나의 책이 베스트셀러 1위를 장기적으로 독점하면서, 판매량을 누적해 결국 밀리언셀러에 오르는 현상(슈퍼 베스트셀러 현상)이 사라진 데 대한 출판계 지인들의 관심이 큰 것 같다. 《조선일보》 신동흔 기자의 「베스트셀러 1위 장기 독주가 사라진다」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의 「베스트셀러 1위 장기 집권 시대 끝났나」라는 기사가 연이어 나왔다. 이러한 ‘슈퍼 베스트셀러’의 갑작스러운 소멸은 출판산업과 관련한 잠재적 질문을 여러 가지 동반한다. 첫째,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나타난 이와 같은 현상은 특이한 현상인가, 아니면 정상적 과정인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특정 서적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독점하는 현상이 ‘어떤 특이한 시기’를 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장기적으로 오를 수는 있..
[조선일보 서평] 빅데이터 인문학의 출현 검색창에 여름휴가(summer vacation)이라고 쳐 넣는다. 잠시 후 그래프 하나가 화면에 나타난다. 그래프에 따르면, 19세기 초엔 여름휴가라는 말이 많이 쓰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1880년 무렵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산업화 덕분에 생긴 삶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라는 말의 사용은 1915년부터 1941년까지 25년 동안 절정에 이르고, 그 이후 현재까지 역력한 하강세를 보인다. 산업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동시에 몰려서 여름휴가를 떠나는 일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휴가(vacation)는 어떨까? 이 말 역시 19세기부터 조금씩 사용이 늘어나다가 여름휴가와 똑같이 1941년에 이르러 절정을 맞이한다. 그러나 휴가라는 말은 여름휴가와 달리 1960년대 중반 이래로 다시 힘을 ..
가족은 병이 아니다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일본에서 시모주 아키코(下重曉子)라는 전직 유명 아나운서가 쓴 『가족이라는 병』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모양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단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하지만, 사실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게 기대기보다 독립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그러지도 못하면서 입만 열면 가족 얘기를 하고, 연하장에 가족 사진을 첨부하는 건 "행복을 강매하는 것"이 아니냐고 독자에게 묻는다. 때때로 이런 책이 많이 팔리는 것을 볼 때마다 괜스레 슬퍼진다. 또 이런 책을 수입해 보겠다고 편집자들이 달려들까 봐 겁이 난다. 기자의 요약이 사실이라면 이 책의 저자는 사랑에 대한 기초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