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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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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출판과 대낮의 출판 (경향신문) 대안연구공동체의 ‘인문학, 삶을 말하다’ 시리즈 및 현실문화연구의 『여성혐오가 어쨌다구?』에 대해서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가 기사를 썼습니다. 제 의견이 담긴 부분이 있어서 아래에 전제합니다. ‘대낮의 출판’에 대해서는 따로 의견을 밝힌 바 있으므로, 부연하지는 않겠습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책이 황혼의 형식을 넘어 대낮의 형식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늘날 독자는 사태가 정리된 이후의 사유가 아니라, 더 빠른 정보와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처럼 이론적인 책과 『영구평화론』처럼 현실 문제에 천착하는 책을 모두 썼다”며 “현대의 책도 사유의 진지를 구축할 수 있는 두꺼운 책, 짧은 시기 현장의 상황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으로 이원화될 것”이..
밑줄들 - 2013년 8월 18일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스크랩을 정리하면서 마음에 새겨 두었던 구절들을 여기에 챙겨 둔다. 1 “사진은 영원을 밝혀준 그 순간을 영원히 포획하는 단두대다.”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다는 글이다. 《한국경제신문》 연재 칼럼 「이 아침의 인물」(2013년 8월 3일)에서 옮겨 적는다. 영원의 순간화 또는 순간의 영원화는 보들레르 이후 현대 예술의 중심적 주제이다. 포획이라는 표현은 적절하다. 예술적 천재 없이는 불가능한 기획이다. 많은 일들은 일상이 되어 왔다가 그대로 지나가 소멸해 버린다. 소멸에 저항하는 것, 그리스 신화 식으로 말하면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는 것은 근대 이후에는 오로지 영웅 또는 예술가에게만 허락된 권능이다. 단두대라고 한 것은,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타나토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