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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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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린 삶의 축을 바로잡아줄 길잡이 《주간동아》 1126호(2018. 02. 14, 60~61쪽)에 실린 글입니다. 지난해 나온 책들 중에 연휴를 맞이해서 읽을 만한 책을 골라서 소개했습니다. 비틀린 삶의 축을 바로잡아줄 길잡이연휴에 꼭 손에 들어야 할 8권 책을 왜 읽는가.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하면, 지금에야 굳이 책일 까닭도 없다. 온라인 공간에는 평생 봐도 다 못 읽을 자료와 기록이 이미 즐비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끝없이 생겨나는 중이다.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좋은 스승을 좇아 서점이나 도서관 등에서 열리는 강좌나 강연에 참석해도 좋고, 바란다면 여러 가지 동영상 강의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내용이 충실하고 수준 높기로 정평 난 강의만 챙겨도 이번 생을 채우고도 남는다.하지만 지식과 정보의 습득 말고 책을 읽는 더 깊은 이유..
담백한 글 『무미예찬』과 뜨거운 글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을 읽다 조금은 무기력한 주말이다. 안으로 밖으로 번잡한 생각이 많아 하루 종일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침에는 『심경호 교수의 동양 고전 강의 ―― 논어』(민음사, 2013)를 읽고, 한낮에는 정민 선생의 『우리 한시 300수』(김영사, 2014)를 읽고, 저녁에는 『괴테 시 전집』(전영애 옮김, 민음사, 2009)를 읽었으나, 한온(寒溫)을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인지 중년의 절정으로 치닫는 나이 탓인지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까지 YES 24에 보낼 글을 한 편 써야 하는데, 생각만 굴릴 뿐 손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인 번역서 한 권을 내는 문제로 새물결의 조형준 형과 대학로에서 만나 온갖 수다를 떨었다. 형은 뉴욕에서 두 해 정도 살다가 돌아온 지 열흘쯤 되었는데, 외국물을 길게 먹은..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6일(일) 일주일 내내 읽기만 하고 기록할 수는 없었다. 잡다한 일들에 온통 마음이 쏠린 데다 어느 순간 고전의 번역에 시간을 여분의 시간 대부분을 빼앗겼던 탓이다. 그사이 많은 글이 곁을 스쳐 지나갔고, 또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리쩌허우의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앤 스콧의 『오래된 빛』(강경이 옮김, 알마, 2013)에 이어서 손에 든 책들은 정민의 『우리 한시 삼백수』(김영사, 2014),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박철 옮김, 시공사, 2004), 그리고 《기획회의》 360호이다. 정민의 번역은 기지 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