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몽양

(3)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육유(陸游)의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柳橋晩眺)」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 육유(陸游) 작은 물가에서 고기 뛰노는 소리 들리고,가로누운 숲에서 학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네.한가로운 구름은 비를 내리지 못하고,푸른 산 근처에서 흩날리누나. 柳橋晩眺陸游 小浦聞魚躍,橫林待鶴歸.閒雲不成雨,故傍碧山飛. 제목에 나오는 유교(柳橋)는 장강(長江) 하류에 위치한 항주(杭州) 근처의 지명입니다. 만(晩)은 ‘저녁’이라는 뜻이고, 조(眺)는 멀리 내다보는 일입니다. 유교만조(柳橋晩眺)는 ‘저물녘 유교에서 멀리 내다보다’로 풀이합니다. 지난주 이몽양(李夢陽)의 시 「어촌석조(漁村夕照, 어촌의 저녁노을)」에서는 동정호(洞庭湖)의 저녁노을을 감상했는데, 이번 주에는 항주 근처의 저녁노을을 즐기게 되네요. 시를 통해 절경(絶景)을 즐기는 것은 여행을 가서 눈으로 직접 즐기는..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이몽양(李夢陽)의 '어촌의 저녁노을[漁村夕照]' 어촌의 저녁노을 이몽양(李夢陽) 석양은 동정호에 지고,그물은 맑은 못을 끌어당기네.황금 비늘이 한 길이라도,볼 수는 있으나 잡을 수는 없구나. 漁村夕照 西陽下洞庭,網集淸潭上.一丈黃金鱗, 可見不可網. 지난주에 이어서 명나라 이몽양의 시를 읽겠습니다. 제목에 나오는 ‘석조(夕照)’는 저녁노을을 가리킵니다. 이 시 역시 격조가 높습니다. 풀이해 놓으니 덧붙일 말이 더 없을 만큼 깔끔합니다. 어느 저녁, 시인이 맞이한 한 호숫가 마을의 풍경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릅니다.첫 구절의 ‘서양(西陽)’은 ‘서쪽으로 지는 해’라는 뜻으로 석양을 가리킵니다. 동정(洞庭)은 동정호(洞庭湖)를 말합니다. 동정호는 장강(長江) 상류에 있는 거대한 호수로, 과거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였으나 지금은 조금 면적이 줄어들어서 두..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이몽양(李夢陽)의 새로 지은 산장에서 저절로 흥이 일어(新莊漫興) 새로 지은 산장에서 저절로 흥이 일어 이몽양(李夢陽, 1475~1529) 지난번 왔을 때에는 살구꽃이 붉었는데,이번에 오니 멀구슬꽃이 빨가네.꽃이 피고 또 꽃이 피나니,고요히 앉아 세월 가는 것을 보누나. 新莊漫興 昨來杏花紅,今來楝花赤.一花復一花,坐見歲年易. 이몽양은 명나라 때의 시인으로 호를 공동자(空同子)라고 했습니다. 열여섯 살 어린 나이로 과거에 급제해 관직을 얻었으나, 절개를 앞세운 과격한 행동 탓에 세 번이나 옥고를 치르는 등 불우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문학에서는 전칠자(前七子)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데, 다른 이들과 함께 “한나라 이후에는 문장이 없고, 당나라 이후에는 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복고적 문학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각 시대에는 그 시절에 맞는 정서가 있고 언어가 있는 법인데,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