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거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송인서적 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신동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청탁받은 주제가 긴급히 교체되는 바람에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던 점을 조금 보충했습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송인서적 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오늘날 출판의 운명을 이야기하자니, 자크 데리다의 ‘고슴도치’가 먼저 떠오른다. 데리다는 이 동물을 통해 문학(시)의 운명을 환기한다. 그 고슴도치는, 지금 이 순간, 고속도로 한복판에 멈추어 있다. 어떤 우연한 이끌림에 따라,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광포한 속도로 한없이 차들은 달린다. 어느새 닥쳐 올 사고를 예감하는 고슴도치는 고개를 가슴께 처박고 잔뜩 웅크린 채 온몸의 털을 세워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그리고 목숨을 보전하려는 이 행위 탓에 고슴도치는 스스로 장님 상태가 된다. 사고가 닥칠 것이라는 예감으로 고슴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