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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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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독서(황정은) 책 중에 특히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책은 읽는 사람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쳐요. 저는 그게 좋습니다. 예컨대 르포 기록 노동자들의 책을 읽는 경험은 세상을 대하는 내 태도를 생각하게 하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과 타인의 사정을 생각할 여지를 주기도 해요. 저는 그런 책들의 도움으로 너무 무감한 존재가 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고통을 담은 책을 읽을 때 내가 상처받는 이유는 상처 입은 누군가가 이미 있기 때문이니까, 저는 그런 독서에서 발생하는 상처를 감당하고 싶어요. _ 황정은(채널 예스 인터뷰 중에서) ===== 요즘 황정은이 깊게 탐구하고 있던 것은 '상처'의 문제다. 타자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응시했을 때, 자기 안에서 변화하는 것을 성실히 좇고 기록해서 이야기로 만들기. 이는 지극히 염결한 ..
하일지와의 대화, 그리고 - 편집일기(2013년 8월 7일) 어제는 회사 워크숍이 있었다. 상반기를 결산하는 자리였는데, 무라카미 하루키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때문에 무려 한 달이나 늦어졌다. 워크숍 발표 자료 중 상반기 출판계에 나타난 몇몇 현상에 대한 정리 분석은 따로 기회를 마련해 포스팅할 생각이다. 어쨌든 이어진 술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오늘은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했다. 그래서인지 본래 예정했던 만큼의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괜히 마음이 울적했다. 더 금욕해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허약 체질로 늘 고생하는 영혼의 건강마저 끝내 망쳐질 게 틀림없다. 점심에는 외국어대 일본문학과 최재철 교수님과 보리굴비로 식사를 하면서 예전에 출판했던 『일본 문학의 이해』 개정판 작업 이야기를 했다. 일본 문학에 대한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