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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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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40~50대 남성이 쓰고 30~40대 여성이 읽는다 베스트셀러로 드러난 한국 사회 정보화 사회가 심화하고 SNS 도구가 늘어나면서, 우리 영혼의 혼란은 더욱 극심해졌다. 미국 법학자 팀 우의 표현을 빌리면 사흘만 지나도 잊히는 정보에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게 유도하는 ‘주의력 장사꾼들’ 탓에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진정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잊어버리고 있다. 실시간 이슈로는 우리 자신을 알 수 없다. SNS 화제와 검색은 이성을 빼앗긴 채 방황하는 우리의 신경증을 표현할 뿐이다. 우리한테는 또 다른 화살표가 필요하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숙고된 사유와 심오한 욕망이 담겨 있는 나침반이…. 책이다. 개별 주체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수자 가치를 집약하면서도 욕망의 집합적 연대를 표시하는 정신의 도구는 여전히 책밖에 없다. 책은 인간에게 깊..
네티즌 수사대가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이유 제니퍼 자케의 『수치심의 힘』(책읽는수요일, 박아람 옮김, 2017)을 가볍게 훑어 읽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수치라는 감정이 어떻게 생겼으며,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간의 수치심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보여 주는 책이다. “언어가 생기자 우리는 더 이상 상대의 행동을 직접 보고 판단할 필요가 없었다. 인간은 가십을 이용하여 사회적 지위를 조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명성과 수치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었다. (중략) 가십은 언어적인 수치 주기를 통해 당사자가 협동할 것을 기대하는 행동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26쪽)언어는 단지 소통 수단만은 아니다. 그것은 규율이 사회 속으로 퍼져나가는 통로이자 촉매이다. 사람들은 뒷담화를 통해서 사회 전체를 위해서 기여한 사람은 명예를 주고, 사회 전..
헤밍웨이 등을 마저 읽으며 설 오후를 보내다 처가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오후 2시가 다 되었다. 별로 막히지 않은 것 같은데도, 은근히 길에서 시간을 다 보냈다. 문안 겸 어머니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 간단히 씻고 낮잠을 청했다. 그리고 미루어 두었던 책들을 꺼내 읽었다. 아울러 틈틈이 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했던 기획 좌담 내용을 정리 중이다. 얼마나 말을 많이 했던지 쳐내도, 쳐내도 끝이 없다.『헤밍웨이 단편선 1』(김욱동 옮김, 민음사, 2013)을 거의 다 읽었다. 읽을수록 그동안 내가 ‘하드보일드’라는 스타일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건 다만 문장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어떤 태도를 지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배제한 속도감 넘치고 극단적으로 간결한 문체란, 인생에 대한 극한의 허무주의와 같은 것은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