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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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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진짜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동아일보 인터뷰) 역시 한 달 전쯤 《동아일보》 김지영 기자랑 인터뷰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수다도 떨었습니다.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그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국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어쨌든 북21에서 한국소설의 표지를 분석해서 낸 보고서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내용 자체의 깊이도 깊이이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자들은 소설에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얻고자 하는데 한국 소설의 홍보 문구들은 재미는 빼고 의미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소설 카피뿐 아니라 한국 소설의 엄숙한 내용을 아우르는 지적임은 물론이다. 오해가 조금 있을까 봐 덧붙여 둡니다. 소설 자체가 ‘의미를 향한 강박’을 갖..
[오래된 독서공동체를 찾아서]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를 추구합니다 (청주 강강술래) 잠든 거인은 저절로 깨어나지 않는다. 낡은 램프는 내버려두면 낡은 램프일 뿐이다. 알라딘이 낡은 옷소매로 문질러 광을 낸 후에야 거인이 풀려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었다. 책은 사람 앞에 놓인 램프다.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눈을 옮기지 않으면, 안에 잠든 거인을 해방시키지 못한다. 도서관은 각종 마법 램프들의 전시장이다. 000번 총류에서 900번 역사에 이르기까지 램프들이 잘 분류된 채로 소원을 들어주려고 알라딘들을 기다리는 중이다.램프에 거인을 잠들게 만든 마법사들은 어떨까. 가끔이라도 램프를 문질러 소원을 빌고는 있는 걸까. 요리사가 집에서 요리를 하는 법은 드물고, 교사가 자식 가르치는 건 어려운 일처럼 이들 역시 자신을 위한 램프 닦기를 힘겨워할까. 책의 프로페셔널, 즉 저자, 편집자,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