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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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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라진다 우리 사회에 실종자와 가출인이 늘고 있다. 실종자는 아동, 지적 장애인, 치매 환자 중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이들을 말한다. 실종자 숫자는 2017년 3만 8789명에서 2019년 4만 2390명으로 지난 3년 동안 15.2% 증가했다. 성인 실종자를 뜻하는 가출인 숫자도 같은 기간 6만 5830명에서 7만 5432명으로 14.6% 늘었다. 작년 한 해 합쳐서 11만 7822명에 이른다. 이들 중 시간이 흘러도 발견되거나 돌아오지 않고 영영 사라지는 사람도 증가 중이다. 미발견 실종자는 2017년 18명, 2018년 25명, 2019년 186명으로 늘었고, 가출인 역시 671명, 809명, 1436명으로 증가세다. 시간이 흐르면 작년 숫자는 서서히 줄지 모르나 그 추세는 변하지 않을 듯하다. 사람들..
[21세기 고전] 어둠을 쌓아 노래를 만들다 _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 ※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21세기 고전’. 이번엔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다루었습니다.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우리는 용산이라는 인세지옥을 함께 목격하고 망연해 있었습니다. 사람이 불꽃 속에서 스러지는 참사를 보았지만, 입술이 얼어붙어 이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견디면서 언어를 보태 연대를 깊게 이루는 의무를 어떻게 다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이때 황정은이 『백의 그림자』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막힌 목을 뚫고, 굳은 혀를 풀고, 닫힌 입술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그 마음을 지켜보았기에, 여기에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어둠을 쌓아 노래를 만들다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 『백의 그림자』와 함께 한국문학은 ‘새로운 세상’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