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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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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의 출판과 편집 (경향신문 기사) 10월 초에 파주국제출판포럼에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미래의 편집’이 주제였죠. 저는 여기에서 ‘연결로서의 편집’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질문 시간에 철수와영희 박정훈 대표가 “언론, 서점의 도움을 받아 책을 팔아왔던 것은 자본을 가진 출판사일 뿐, 소출판사들은 그동안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 지금 위기에 빠진 것은 거기에 의존해 왔던 대자본 출판사일 뿐이다. 소출판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책을 낼 뿐이다. 따라서 출판 산업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출판 문화를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흥미롭고 중요한 발언입니다. 그러나 ‘대출판사’와 마찬가지로 ‘소출판사’ 역시 ‘저자와 독자’ ‘쓰기와 읽기’ ‘책과 독자’를 연결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대소 ..
가라타니 고진의 『자연과 인간』(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b, 2013)을 읽다 1내가 가라타니 고진의 책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미국의 콜롬비아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의 영문판이었다. 프레드릭 제임슨의 서문이 붙은 이 책을 읽고 나는 적잖은 흥분을 느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내 문학적 스승 중 한 분인 김윤식 교수의 연구를 지탱하는 이론적 기둥 하나를 보았다는 점이고(일본으로만 한정하면 고바야시 히데오에서 에토 준으로, 에토 준에서 가라타니 고진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김윤식의 『내가 읽고 만난 일본』(그린비, 2012)에 자세히 그려져 있다.) 다른 하나는 그의 논의가 날로 지지부진해져 가고 있는 한국문학 연구의 한 탈출구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오로지 이 감각에만 의존해 나는 1970년대 이후 오랫동안 끊어졌던 일본 지성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