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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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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인류사 7만 년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지리 기술 제도』(이종인 옮김, 21세기북스, 2021)에서 7만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인류사 전체를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자연 지리, 인간 기술, 문화 제도의 상호작용이 인류 역사의 핵심 동력이고, 그 방향은 인간 사이의 연결을 증진하는 쪽이었다. 코로나19가 보여 주듯 연결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으나, 더 넓은 지역에 사는 이들이 더 많이 협력할수록 빈곤, 질병 등을 해결해 더 큰 번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7만 년 전, 기후 변화를 이기지 못한 몇몇 호모사피엔스 무리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아랍 지역에 진출한 순간부터 세계화는 시작되었다. 낯선 포식자, 병원균, 경쟁자와 마주치면서 인류는 기술의 힘으로 자연을 정복하고 문화의 힘으로 협력을 창..
피터 드러커의 배신자들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노수경 옮김, 사계절, 2018)의 북 콘서트가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렸다. 이 책은 ‘학력에서 경력으로’ 일자리 규칙이 옮겨가는 시대를 맞이하여 개인이 일터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보람 있게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조지프 슘페터, 피터 드러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떠한 형태의 전체주의에도 반대한, 자유주의 경제의 철저한 옹호자들이 답이다. 그런데 이들이 자유에 대한 이토록 강한 갈망을 품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여기에 칼 포퍼나 조지 소로스를 추가하면 좀 더 완전한 목록이 될 것이다.콘서트 사회를 보면서 필자가, ‘인문의 힘’을 길러 주는 고전으로 피터 드러커의 경영서를 추천한 까닭을 물었더..
힘의 역사는 실크로드로 흐른다 _ 피터 프랭코판의 『실크로드 세계사』를 읽다 이번 《문화일보》 서평은 피터 프랭코판의 『실크로드 세계사』(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2017)를 다루었습니다.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세계를 조망하는 정말 대단한 역작입니다. 과거의 세계가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읽자마자 냉큼 아이들한테 넘겼습니다. 이런 책은 젊은이들한테 꼭 읽혀야 합니다. 시야를 열어 주니까요. 힘의 역사는 실크로드로 흐른다피터 프랭코판, 『실크로드 세계사』(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2017) “2000년 전, 중국산 비단옷은 카르타고와 지중해 지역의 다른 도시들에 사는 부유하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 입었으며, 남부 프랑스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잉글랜드와 페르시아 만 지역으로 흘러들어 갔다. 인도의 향신료와 양념이 신장의 부엌뿐 아니라 로마의 부엌에서도 사용되었다. 북부..
‘햄릿’ 읽는 농부들 _ 농촌인문학하우스 이야기 매주 홍동밝맑도서관에서 인문학 공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시 한 편씩을 읽고, 『햄릿』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주 《문화일보》 유민환 기자가 다녀갔는데, 기사가 실렸네요. 남은 삶은 이렇게 공부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에 옮겨 둡니다. ‘햄릿’ 읽는 농부들 “농촌살이 힘 키우죠”충남 홍성군 홍동면 ‘농촌 인문학 하우스’ 개설 4개월 스물 청년부터 중년까지 20여 명생화학·일본어·한자공부 함께“학습 통해 문제도 스스로 해결” 첫 유기농 농사 생태마을로 유명마을 찾는 방문객 年 2만 명 달해FTA 등 세계화속 자립방안 찾아 “우리의 의도와 운명은 정반대로 달리기에/우리가 계획한 것은 끊임없이 뒤집히오./우리 생각은 우리 것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 것이 아니라오.” (‘배우 왕’역을 맡은 학생)..
요나하 준의 『중국화하는 일본』(최종길 옮김, 페이퍼로드, 2013)을 읽다. 지난 한 달 동안 주말마다 틈틈이 요나하 준의 『중국화하는 일본』(최종길 옮김, 페이퍼로드, 2013)을 읽었다. 사실 이 책은 봄에 일본에 갔을 때 동경에서 만난 연구자 안천 선생이 요즈음 일본 출판계에 최대 화제가 된 책 중 하나라고 소개해 준 책이다. 송나라 이후 일본사[세계사]를 ‘중국화’와 ‘에도 시대화’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강렬하게 설명해 내는, 상당히 흥미로운 논지를 펴고 있어 관심을 두었는데, 때마침 한국어판이 나와서 즉시 구입해 읽기 시작한 것이다.저자는 1979년 생으로 현재 서른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이 책이 나온 것은 2011년이니까 그때는 고작 서른세 살이었다. 삼십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이런 통찰력이 담긴 책을 쓸 수 있을까 싶었지만, 『도주론』(문아영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