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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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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미래] 쓰타야 서점 비판 오늘 모 신문에 쓰타야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시골 소도시에 1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은 다케오 시립도서관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축에 드는 땅에 서점을 연 긴자서점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 모두 쓰타야가 주도한 일이다. ‘리딩 엔터테인먼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코엑스몰이나 현대백화점에 생긴 도서관 등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겠다.쓰타야의 혁신 스토리는 정말 놀랍다. 스페이스 비즈니스를 책을 이용해서 혁신한 일은 거의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쓰타야가 서점의 미래는 아니다. 도서관의 미래는 더욱더 아니다. 출판의 미래는 당연히 될 수 없다. 예전에 쓰타야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 공유하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 싶어서 놓아두었다. 하지만 쓰타..
[서점의 미래를 찾아서] ‘백년 서점’을 꿈꾸다 《기획회의》에 새 연재를 시작한다. 기존의 글을 단행본으로 마무리하는 작업도 마치지 못한 몸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는 게 많이 부담스럽지만, 송인서적 부도 이후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을 듣다 보니, 현장에서 또다시 지혜를 얻고 싶어졌다. 현대적 의미의 서점이 등장한 지, 벌써 100년을 훌쩍 넘었다. 방각본 책들을 사고팔던 조선시대 후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서점은 정보화의 거대한 쓰나미 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만 보인다.작년에 우리 곁에서 독립서점(기존 서점업계에서는 ‘트렌드서점’이라고 부른다) 열풍이 일어났고, 아직 그 열풍이 진행 중이지만, 이들만으로 ‘서점의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출판 현장에 오랫동안 있었..
자본도 재능도 없이 누구나 서점을 하는 세상을 위하여 _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을 읽다 책과 출판과 서점에 대한 담론이 사회적으로 크게 조명받으면서, 갑자기 출판이나 서점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정말 창의적이고 지사적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일, 기적을 만들 줄 아는 사람들조차도 엄청난 간난신고를 겪어야 간신히 미미한 빛을 던질 수 있는 대단한 직업으로 우상화되었다. 1990년대에 출판계를 풍미하다 거품으로 스러진 ‘기획자’ 또는 ‘북 프로듀서’ 열풍이 옆줄로 옮겨가서 살짝 변주되어 도돌이표로 돌아온 느낌이다. ‘큐레이션’이니 ‘콩세르주’니 ‘서점의 기획’이니 하는 개념이 범람하면서, 사소하고 지루하고 고된 일상 노동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출판, 서점, 디자인, 인쇄 등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않을 것처럼 저 멀리로 밀려난 느낌이다.(나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