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태

(2)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이십 년이나 삼십 년쯤 후에 이 세상에 살아남아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생태 비평지 《녹색평론》 창간사의 첫머리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생태운동가이자 문명의 철학자 김종철 선생의 글이다. 《녹색평론》은 1991년 11월에 첫 선을 보였다. 올해가 선생이 말했던 30년 후다. 다들 이 세상을 과연 어떻게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나날의 삶을 축복으로 느끼는가, 하루치 저주를 오늘도 힘겹게 견디는 중인가. 이 세상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다른 세상이 왔으면 하는가.물질적으로 풍요한 세상에서 어른들은 볼이 부풀도록 먹고 배를 두드리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은 하루하루 앞날이 불안한 세상을 사는 중이다. “당신들은 헛된 말로 저..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6일(목)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리쩌허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중에서 ― “개량이 필요하고 혁명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현대화의 ‘4가지 순서’를 내놓았다. 즉 경제 발전, 개인의 자유, 사회 정의,..